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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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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주섭이가 나타나지 않도록.../이헌장기자

  • 기사입력 : 2006-12-19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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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이양증을 앓고 있는 주섭이와 그의 누나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작은 희망을 선물로 받게 된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제대로 햇볕 한번 쬐지 못해 “햇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고백하던 주섭이 남매가 창원시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섭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다시피 한 주섭이 누나 아름씨의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될 때까지 이들 남매는 5년을 기다려야 했다.

      한 명의 뜻있는 자원봉사자가 아니었다면 주섭이는 아직도 어두운 방안에서 TV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누구 하나 이들 남매에게 관심을 기울인 이 없어 사회로부터 방치된 채.

      다행히 주섭이는 5년간의 긴 어둠을 뚫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주섭이를 보고 있자면 우리 사회 곳곳에 있을 제2. 제3의 주섭이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모르는 새. 아니 우리가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 희귀병 환자들이 사회로부터 방치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른다.

      이들이 5년. 10년을 골방에서 홀로 지내며 사회가 자신의 손을 잡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름씨는 지난 5년간 왜 주섭이를 그냥 두었냐는 물음에 자기 혼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고 한다.

      주섭이를 돌보느라 점점 지쳐가는 아름씨와 이런 누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주섭이 모두 이웃으로부터 외면당해 왔던 것이다.
      이제 도저히 믿기지 않도록 방치된 다른 희귀병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와 이웃들이 이들의 짐을 나누어야 한다.
      그저 가족의 몫으로만 돌리기에는 이들이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이헌장(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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