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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달가스'의 꿈/이상권기자

  • 기사입력 : 2007-03-05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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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적인 정치는 안할 것으로 봅니다. 평소 구상해 온 ‘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살기좋은 농촌복원 운동’ 등에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 경남신문 창간 61주년 특별인터뷰에서 밝힌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후 활동구상이다. ‘현실적인 정치는 안할 것’이라는 부분에 의문은 들지만 일단 고향에서 ‘조용히’ 지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실장은 나아가 “쉽게 말하자면 ‘한국판 달가스’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달가스는 덴마크 사회부흥운동가로 전쟁으로 피폐한 국토의 개간작업에 착수. 나무심기로 황무지를 옥토로 바꿔 놓았다. 이 덕에 덴마크는 선진 낙농국가로 변모했다.

      이 실장의 말대로라면 노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귀향하는 대통령인 동시에 퇴임 대통령의 길을 새롭게 개척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노 대통령의 거침없는 대선 관련 정치행보를 보면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물론 현직 대통령의 정치영역 일부로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를 퇴임 이후 노 대통령의 입지와 연계해 보는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은 정치인이므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말을 했다. 이후 대선판 정렬에 돌입한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차기 대통령의 자격요건도 거론했다. 노 대통령 발언 파괴력은 이미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에서 확인됐다. “잘못된 (총리)인사였다”는 한마디로 하루아침에 지지율 폭락과 함께 낙마시켰다.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에 맞설 범여권 후보는 대통령이 ‘점지’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실적인 정치는 안할 것으로 본다”는 이 실장 발언의 의미가 보이는 듯하다. 시중에 나도는 국회의원 출마 등은 없겠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행사하겠다는 뜻 아닐까 싶다. 정치적 ‘상왕(上王)’의 자리에 앉은 왜곡된 ‘한국판 달가스’의 모습이 상상되는 건 왜일까. 이상권(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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