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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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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민 노래자랑보다 인기없는 선거/이상규기자

  • 기사입력 : 2007-04-23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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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후 3시 함안군 대산면 수박축제가 열린 대산 공설운동장. 운동장 주변 논까지 차량으로 가득찼고 인근 지역의 면민 500여명이 모인 큰 행사였다. 이날 함안군의원 라 선서구(대산 칠서 산인)에 출마한 정수옥(55·한) 김현수(48·무) 후보는 오랜만에 많은 유권자를 한자리서 볼 수 있어 모두 참석했다.

      두 후보 선거운동원들도 부지런히 인사하며 표심을 얻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후보들은 몸이 달아 있는데 반해 행사에 참석한 면민들은 선거에 도무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면민들은 수박축제 축하행사로 열린 노래자랑 대회에 몰두해 있었고. 선거 운동원들은 운동장 바깥에서 오가는 면민들에게만 인사를 할 뿐 운동장 안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냉담한 선거 분위기 때문이다.

      천막 아래서 선거운동원 띠를 매고 인사를 하던 한 여성 운동원은 이내 자리를 떴는지 보이지 않았다. 면민들은 운동장 가운데 무대앞에 마련된 자리에서 초대 가수의 노래에 맞춰 춤추고 박수치는데 빠져 있었다.

      운동장 바깥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에게 “선거 하는 줄 아십니까?” 물어 보았다. 일부는 안다고 대답했고. 한 분은 후보 이름까지 정확히 거명했다. 그러나 일부 노인들은 “후보들 보고 알았다.” “며칠해? 선거 너무 자주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물어보기도 민망했다. 후보와 선거운동원이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힘든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다.
      재선거가 치러지는 도내 6개 선거구가 모두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군의원 재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3개면 이상을 둘러보아야 하고. 고성군 도의원 후보는 무려 8개면을 돌아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어렵지만 초반부터 냉담했던 분위기가 선거를 3일 앞둔 시점까지 싸늘해 후보들이 운동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유권자들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한 후보는 면지역을 차로 돌다 들에서 일하는 노인 한분만 봐도 반갑다고 했다. 사람 만나기가 힘들다보니 일부 후보는 22일 선거구가 아닌 읍지역 결혼식장을 찾아 인사를 했다.
      재선거가 수박축제 노래자랑보다 인기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이상규(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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