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신앙칼럼] 세상에 공짜는 없다

  • 기사입력 : 2007-08-08 09:44:00
  •   
  • 마성스님(창원 팔리문헌연구소장·동국대 강사)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모든 것에는 값이 있다’는 뜻이다. 원래 이 말은 미시경제학의 기초적인 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써 주로 경제학에서 널리 통용된다. 하지만이 말은 인생의 지침이 될 수 있는 훌륭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속담에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쥐 잡을 때 놓는 덫에나 공짜가 있다는 것이다. 즉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도 절대로 공짜는 없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공짜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인간 심리를 이용한 전략이 바로 ‘공짜를 미끼로 한 프리 마케팅’이다.

    오늘도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도처에 ‘무료’ 혹은 ‘공짜’라는 광고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이 명백한 사실을 한번만 되새겨 보면 거기에는 무언가 함정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공짜’라는 말에 현혹되어 낭패를 보거나 사기를 당한다.

    사기를 행하는 사람도 나쁘지만 사기를 당하는 사람도 나쁘다. 사기를 당한 사람도 공짜를 바라는 기대 심리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공짜를 바라지 않았다면 사기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공짜를 바라는 그 마음 때문에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공짜를 좋아하면 결국 자기를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공짜를 바라는 마음은 한탕주의나 사행성 도박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도박은 철저히 반불교적 행위이다. 이것은 ‘인과의 법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불교의 계율에도 위배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것이 인과법(因果法)이다. 인(因)을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과(果)를 얻을 수 있단 말인가. 도박은 재가 신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계율인 오계 가운데 불투도계(不偸盜戒)에 위배된다. 불투도계는 ‘이 주지 않는 물건을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만이 도둑질이 아니라 노력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바라는 것도 곧 훔치는 것과 똑같다.

    붓다는 ‘시갈라’라는 청년에게 음주·방탕·유흥·노름·악한 친구와의 교제·게으름 등 여섯 가지 행위로 말미암아 재산을 낭비하게 된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여섯 가지에는 언제나 여섯 가지 위험이 뒤따른다. 그 중에서 노름은 이기면 원한을 낳고. 지면 잃은 재산 때문에 슬퍼하며. 재산이 탕진되고. 그의 말은 공식 석상에서 신뢰받지 못하며. 친구와 동료들의 경멸을 받으며. 사람들이 노름꾼은 좋은 남편이 될 수 없다고 얘기하기에 결혼 상대를 구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생긴 부작용은 음란물과 사행성 게임의 범람이다. 이메일을 통한 ‘환전 사기’도 판을 치고 있다. 환전 사기는 은행의 비밀계좌에 입금되어 있는 비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몇% 의 수수료를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보시의 참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작은 돈일지라도 정성껏 보시하고 아무도 모르게 베푼다. 그런 사람이 참된 보살이다. 진정한 의미의 보시와 ‘공짜를 미끼로 한 프리 마케팅’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결코 허황된 환상을 좇지 않는다. 오직 노력할 뿐 큰 과보를 바라지도 않는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현혹되지 않는다. 하물며 인(因)을 심지 않은 과(果)를 바라겠는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영록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