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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 기사입력 : 2007-08-22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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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재철  마산 성동교회 목사

    요즘 우리나라는 온통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들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2명의 여성이 풀려나서 천만다행이지만. 아직도 19명의 피랍자들은 현지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파장을 일으켰는데. 각 나라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범인들에게 조속히 인질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고. 같은 모슬렘 나라조차도 이번 사건에 대해 탈레반 무장 세력을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각 기독교 연합회 단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살된 배형규목사와 심상민씨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국교회는 현지에 억류된 인질들이 전원 무사귀한하도록 기원하고. 이를 위해 정부 당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국민과 유가족에게 사죄한다’면서 피랍자 2인 사망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는 분쟁지역인 아프간에 23명의 봉사자들을 파견해 일부가 살해되고. 나머지 인원이 위험지경에 놓인 것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것이다.

    그는 ‘아프간을 사랑하여 그 땅으로 달려간 봉사단원들은 자신의 생활비를 아끼고 자신의 휴가를 사용하여 인류애를 실현하고자 했던 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라면서 조속한 석방을 위해 국가와 국민들이 협조해 줄 것을 호소했다.
    목사로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은 많이 아팠다. 아내는 방송으로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예사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생각해봐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는 언론의 반응인데. 사회학이나 문화인류학을 하는 이들이 쓰는 말들 중에 ‘참여적 관찰자’나 ‘관찰자적 참여자’라는 말이 있는데. 조사자가 관찰대상 집단에 들어가는 순간. 그는 그들과 섞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한 가지를 신경 쓴다.

    조사자가 조사대상 집단에 불가피하게 미칠 영향을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는. 그리고 보고서를 쓸 때도 조사자 자신의 개입으로 생기는 돌출결과를 반드시 정직하게 가려내야 하는 책임이 주어진다. 이런 면에서 초기단계에서 언론매체는 사실적 보도에 대한 기본적인 실수를 했다. 피랍자들은 선교사들이 아니고. 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도와주러 간 자원봉사자들이다.

    나중에 정정 보도했지만,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은 전원 순수자원봉사 차원에서 파견된 봉사자들이다. 이 사실은 현지에서나 국내에서도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언론보도는 적절하지 못했고.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초반부터 심어주었다. 두번째는. 신중하지 못한 일부 교회의 모습이다.

    정부는 현지의 긴박한 사정에 대해서 미리 경고한 바가 있다. 좋은 일도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하지 않은 것만도 못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교회상이다. 과거 일제치하에서나 6·25 때에 교회는 우리민족에게 희망과 헌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는 세상 속에서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시대의 관심사에 눈을 돌린 한국교회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가 않다. 1907년 평양 대부흥의 회개운동을 기점으로 한국교회는 영적인 개혁이 일어났다. 이러한 영적각성을 통해 이 민족이 일본에 의해 강점당했을 때 교회는 민족과 함께 고통을 나누었고.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는 다시 거듭나는 태도로 각성해야 할 것이다. 올해 한국의 기독교는 평양대각성의 불길을 재현하여. 지난날의 헌신적이며 희생적인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어쩌면 사지인줄 알면서 지구상에서 마약과 전쟁으로 얼룩진 아프가니스탄의 절망적인 현실을 돕기 위해 떠난 그들의 희생이. 한국교회를 향하여 경신의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주님의 음성인지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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