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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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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선정 ‘1월의 가볼만한 곳’ 산청 참숯굴

질 좋은 황토+신선한 참숯= 참살이 찜질
원적외선·음이온 방출… 피부병·관절염 효과

  • 기사입력 : 2008-0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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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찬 2008년 새해가 밝았다.

    벌겋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며 모두가 무자년(戊子年) 새해에는 건강하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저마다 지난해의 아픈 기억들은 모두 털어버리고 밝고 희망찬 새해를 맞으려는 기대와 설렘에 부풀어 있다.

    묵은 해의 피로를 훌훌 날려버리고 가족, 연인들과 함께 새해를 설계하기에 숯가마 찜질은 어떨까?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온몸으로 받는 ‘숯가마 찜질’을 하고 나면 후끈후끈한 열기에 겨울 추위도 한방에 물리치지 않을까?

    참숯을 구워낸 뒤 남은 가마의 열기로 찜질을 즐기는 ‘숯가마 찜질’은 온천욕과 더불어 피로 해소에 가장 좋은 웰빙 가족여행지로 손꼽힌다.

    더욱이 질 좋은 황토로 만든 가마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과 참숯에서 나오는 음이온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관절염과 신경통 같은 질병에도 효험이 있어 부모님과 한 해 동안 가족들을 위해 고생한 아내, 가족들이 건강과 함께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진설명]  산청군 단성면 길리에 위치한 ‘지리산 참숯굴’에서 한 손님이 고온 숯가마로 들어가고 있다. /이준희기자/


    [사진설명]  지리산 참숯굴을 찾은 손님들이 황토숯가마 앞에서 금방 구워낸 참숯 열기를 쪼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따뜻한 겨울여행’을 테마로 1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한방으로 후끈후끈, 숯가마로 뜨끈뜨끈’한 경남 산청의 지리산 참숯굴과 한의학박물관, ‘서쪽에서 해 뜨는 왜목마을(충남 당진)’, ‘한겨울에도 봄빛이 가득한 남도의 바닷가(전남 장흥)’, ‘따끈한 온천욕과 다양한 여행 테마 체험(경북 문경)’ 등 4곳을 선정·발표했다.

    산청군 단성면 길리에 위치한 ‘지리산 참숯굴(대표 송인영)’은 9920㎡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8개의 숯가마가 일년 내내 돌아가고 있다.

    숯가마 찜질은 ‘찜질을 즐긴다’는 면에서 도심의 여느 찜질방과 큰 차이가 없지만 효능만을 놓고 본다면 숯가마가 한 수 위다.

    숯이 타면서 발산하는 다량의 원적외선과 음이온은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체내 노폐물을 땀으로 배출시킨다.

    그래서 땀을 흘려도 끈적이거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개운하다. 뻐근해진 뒷목과 딱딱하게 굳은 어깨 근육까지 시원하게 풀어준다.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병과 관절염,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30분께 지리산 참숯굴에 도착하자 마침 8개의 가마 중 한 가마에 인부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벌겋게 달아오른 불덩이 같은 숯덩이를 꺼내고 있다.

    자신을 태워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 숯가마 속의 벌겋게 달아오른 참숯들이 불꽃과 어우러져 아름다워 보였다.

    지리산 참숯굴은 강원도 원주, 횡성 등에서 28년 이상된 참나무를 가져와 인근 광산에서 주문한 질좋은 황토를 가마에 바르는 재래식 전통 황토숯가마를 고집하고 있다.

    한 가마에 들어가는 참나무는 보통 13~15t 정도. 하지만 일주일 동안 타고나면 10% 정도인 1.3~1.5t만이 숯으로 남는다. 이 후 황토가마를 24~48시간을 식혀 숯을 꺼낸 후 찜질방으로 이용한다. 찜질방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가마의 온도가 떨어져 고온-중온-저온으로 구분된다.

    숯가마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꽃탕’은 숯을 꺼낸 다음 날 개방하는 200℃정도의 가마로 열기 때문에 피부에 꽃처럼 붉은 반점이 생겨 불려지고 있으며 얼굴부터 발까지 가리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뜨거워 ‘하나, 둘, 셋’을 세고 나오기를 반복해야 한다. 뜨거운 만큼 방출되는 원적외선과 음이온 양이 많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중온 이상의 가마에는 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7년째 이곳을 운영하는 송인영씨는 “흙과 돌로 만든 온돌에서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는 원리와 같이 황토가마에서 찜질을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해진다”며 “8개의 가마가 4개씩 번갈아 일년 내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온가마’로 직접 들어가 봤다. 가마입구의 출입구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서자 4~5명의 사람들이 옷이 온통 땀으로 젖은 채 아무말 없이 찜질욕을 즐기고 있었다.

    가마 안은 생각보다 피부로 느끼는 가마열기가 뜨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5분가량이 지나자 이마와 얼굴 등에서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흘러내리더니 금세 옷이 젖어버렸다.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고 있자니 가마 안에서 나누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말이 정겹다.

    10살쯤 보이는 손자는 가마 안이 뜨거워지자 “할아버지, 이 안은 와 이리 뜨겁노…”라며 투정을 부린다. 할아버지는 “사내 자슥이 이것도 못참나. 할아버지는 봐라, 가슴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흘러내리는데…, 니는 땀도 하나도 안흘렸구만…” 침묵이 흐르던 가마 안이 일순간 웃음바다로 변한다. 열기를 참지 못한 손자는 밖으로 뛰쳐 나가고 말았다.

    일주일에 한 번 이곳을 찾는다는 박모(57·진주)씨 부부는 “숯가마에서 벌겋게 달아 오른 숯을 한참 바라보면 눈이 시원할 뿐 아니라 고질병인 관절도 이곳에서 찜질을 하고나면 3~4일간은 거뜬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집근처에도 찜질방이 많지만 이 곳은 질좋은 황토와 신선한 참나무를 사용해 머리가 맑아진다”며 찾는 이유를 설명한다.

    한바탕 흘린 땀으로 그동안 묵었던 노폐물이 쭉 빠져 나간 듯 가뿐해진 몸에 지리산의 싱그러운 공기를 들이키면 이 세상 그 무엇이 부러우랴!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단성IC→ 남사 삼거리→지리산 참숯굴


    [사진설명]  작업자가 숯가마 속에서 벌겋게 달아 오른 참숯을 꺼내고 있다.



    ☞ 인근 가볼만한 곳

    아름다운 전통한옥 '남사 예담촌'

    지리산 참숯굴에서 단성 IC방향으로 조금만 내려 오면 왼쪽편에 옛 고가촌이 눈에 들어 온다.

    지리산 초입에 위치한 작은 마을 남사 예담촌이다. 고즈넉한 담장 너머 우리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어 표면적으로 옛 담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내면적으로는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가자는 뜻을 지닌 작은 마을. 이 마을이 유난히 정감 있고 고풍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성철스님 생가와 겁외사

    남사 예담촌에서 다시 5분가량을 내려오면 단성면 묵곡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바로 옆에 성철스님 생가와 겁외사가 있다.

    묵곡리는 1912년 음력 2월19일 성철 대종사가 태어난 곳으로, 해인사 성철스님 문도회와 산청군은 1998년 성철 대종사 열반 5주기를 맞이해 성철스님기념관을 세워 수행의 정신과 그 가르침을 기리고 2001년 3월 30일 겁외사를 건립했다.

    유물전시관에는 성철스님이 평소 지녔던 두루마기와 고무신을 비롯하여 평소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장 도서와 메모지, 유필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 첫 면화 재배 '목면시배유지'

    고려 후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면화를 재배한 곳이다.

    공민왕 12년(1363) 문익점은 중국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 밭을 지키던 노인이 말리는 것을 무릅쓰고 목화 몇 송이를 따서 그 씨앗을 붓두껍에 넣어가지고 돌아왔다. 장인 정천익과 함께 시험재배를 했지만 처음에는 재배기술을 몰라 한 그루만을 겨우 살릴 수 있었다. 그러다가 3년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성공해 전국에 목화재배를 널리 퍼지게 했다.

    문익점이 태어난 곳인 배양마을은 지금도 목화재배의 역사를 간직해오고 있으며, 지리산으로 향하는 길가 오른쪽에는 낮은 돌담으로 둘러싼 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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