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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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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자리 어디 있지?” 별 찾는 눈 ‘반짝반짝’

  • 기사입력 : 2008-01-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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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설명]  우주에는 어떤 별들이 있을까? 지난 11일 김해천문대를 찾은 한 관람객이 천체투영실에서 겨울별자리인 오리온자리, 쌍둥이자리, 황소자리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준희기자/

    어릴 적 보았던 별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

    하늘을 뒤덮은 뿌연 매연과 먼지, 밤만 되면 현란해지는 도심의 조명불빛들.

    도시·농촌을 가리지 않고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비추는 가로등 조명들로 밤하늘의 별들을 잊고 지낸 지 오래다.

    하지만 누구나 어릴 적 시골 마당에 누워 아빠와 함께 밤하늘을 보며 별을 세다 잠을 청한 아련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별이름조차 몰랐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신기해했던 어린 시절, 별똥별이 떨어지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며 몰래 기도하던 기억들.

    별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동경과 신비로움의 대상이었다.

    겨울은 밤이 길고 대기가 맑아 별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자리 관측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 좋다. 가족·연인들과 함께라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이다.

    [사진설명]  김해천문대 별자리관측실에서 아이들이 천체망원경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 별자리 여행 - 김해천문대

    방학 맞아 청소년.가족.연인 등 북적

    겨울철 밤하는 안정된 대기로 별빛 맑아

    겨울비가 내린 지난 11일 오후 8시 김해천문대 천체투영실.

    “대표적인 겨울 별자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리온자리요, 황소자리요.” 깜깜한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를 묻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의 답변이 쏟아진다.

    비가 내려 겨울 별자리 관측이 어려워진 가족들과 청소년들이 실내 천체투영실에서 별자리 관측을 하고 있다.

    김해 분성산(높이 375m)에 자리잡은 김해천문대에는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별자리 관측에 나선 가족들과 연인·청소년들로 붐비고 있다.

    이곳에서 별자리에 얽힌 신화와 별자리 찾는 법 등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밤하늘에는 모두 88개의 별자리가 있으며 이 중 우리나라에서는 60여 개의 별자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별자리는 다시 계절별로 나눠져 1등성 이상의 밝기를 가진 별 중 절반 이상이 모여 있는 겨울철 밤하늘은 어느 계절보다 밝고 정열적이며, 안정된 대기로 인해 별빛이 유난히 맑은 것이 특징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리온자리, 큰개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마차부자리, 작은개자리 등을 비롯하여 에리다누스, 토끼, 외뿔소, 게자리 등이 바로 겨울철 밤하늘을 지키는 별자리들이라고 김해천문대 관계자는 설명한다.

    관측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관측동 제1관측실에는 구경 200mm의 굴절망원경이 있어 맑은 날 밤이면 돔의 일부분이 열리면서 별자리 속에 숨어있는 별이나 희미한 성단, 성운 등을 관측할 수 있다.

    제2관측실에는 우리나라 최초 천문대인 소백산 천문대와 규모가 같은 지름 600mm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이 반사망원경으로 지난해 1월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보조관측실(별자리관측실)에는 고성능 굴절망원경 4대가 비치돼 천체망원경에 대한 기본적인 작동법과 관측법을 배운 교육생들이 실제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날 밤은 비가 내려 겨울밤 하늘을 관측할 수 없게 된 많은 참가자들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김해천문대 이상현 천문대장은 “2002년 2월 개관한 이래 60만명의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별을 관측했다”며 “이제는 관람 위주에서 탈피, 별자리와 우주의 탄생과 신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익히는 교육 중심의 천문대로 운영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해천문대는 겨울방학을 맞아 초등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29일부터 4일간 우주와 별자리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천체망원경을 직접 조작해 보는 ‘신나는 겨울방학 별자리 체험’과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프로그램 ‘아빠 망원경 가지고 놀아요’를 운영 중이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겨울별자리를 관측하는 추억을 남기는 것은 어떨까? 예약은 필수.

    글·사진= 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사진설명]  김해천문대 전경


    ☆ 겨울철 별자리와 별자리 이야기

    ▲오리온자리= 오리온은 포세이돈의 아들로 힘센 사냥꾼이었다. 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오리온과 사랑에 빠져 밤하늘을 밝히는 일을 게을리하자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론은 오리온을 미워한다.

    어느날 아폴론은 바다 멀리에서 사냥에 열심인 오리온을 알아채고는 시치미를 떼고 오리온을 과녁 삼아 활을 쏘아 맞출 수 있는지 동생과 내기를 한다. 오리온인지 알지도 못한 아르테미스는 활을 겨누고 사냥의 신답게 정확하게 맞힌다. 나중에 해변으로 떠밀려 온 오리온의 시체를 본 아르테미스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알게 된다.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 주려고 제우스는 오리온을 밤하늘의 별자리로 올려 놓아 차가운 겨울밤을 밝히게 한다.

    ▲마차부자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네(Athene) 여신의 아들이며, 후에 아테네의 네 번째 왕이 된 에릭토니우스(Erichthonius)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성좌에서 볼 수 있듯이 에릭토니우스는 다리가 벌어져서 걷는 것에 매우 불편을 느끼던 사람이었는데 그 불편을 덜고자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를 발명하였다. 이 일로 제우스의 마음에 들어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Hermes)의 아들 중에 말을 잘 다루는 아들이 있었는데 명마를 타고 다니는 그가 마차부라고 한다.

    ▲쌍둥이자리= 깊어가는 밤에도 외롭지 않은 별자리가 바로 쌍둥이자리다. 쌍둥이의 머리를 나타내는 두 별이 사이 좋게 빛나고 있어 싸늘한 겨울밤에도 정겨움을 느끼게 한다.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는 백조로 둔갑하여 찾아 온 제우스와 정을 통하여 알을 낳는다. 그 알을 깨고 나온 것이 쌍둥이 형제 카스트로와 폴룩스다.

    폴룩스는 자라서 권투선수로, 카스트로는 말타는 기수로 이름을 떨친다. 한 번은 두 형제가 황금 양가죽을 찾으러 아르고 선을 타고 바다로 나간다.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쳐 배는 높은 파도에 휩쓸리고 위험에 처하지만 쌍둥이 형제가 힘써 침몰하려는 배를 간신히 구해낸다. 이 때문에 지중해를 오가던 뱃사람들은 카스트로와 폴룩스를 뱃길을 무사히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생각한다.

    이 외에 사냥꾼 오리온의 발 밑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토끼자리’, 사냥꾼 오리온이 데리고 다녔던 개로 알려진 ‘큰개자리’와 ‘작은 개자리’, 수수께끼 별자리인 ‘외뿔소자리’, 겨울의 막바지에 곧 봄이 올 것을 알려주는 ‘게자리’ 등 많은 별자리들이 있다.



    [사진설명]  아이들이 별자리 전시실에 마련된 푸코진자를 바라보고 있다.


    ☆ 가볼 만한 천문대

    ▲영양반딧불이천문대(firefly.yyg.go.kr)는 경북 영양군에서 운영하는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여름철에는 밤하늘의 별과 함께 자연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주관측실에는 40cm 슈미트카세그레인식 반사굴절망원경을, 보조관측실에는 굴절망원경, 반사망원경, 태양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낮에는 태양망원경으로 흑점, 홍염을 관측할 수 있으며, 밤에는 날이 맑으면 달, 행성, 성운, 성단, 은하를 두루 살필 수 있다. 오후 5~6시께 사무실에 연락하면 천체 관측이 가능한지 확인해준다. ☏ 054-683-8685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portsky.net)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 덕을리에 별, 밤하늘, 우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과 미래를 향한 예천군민의 희망을 모아 설립했다.

    주관측실에는 지름 508mm(20인치)반사망원경으로 카세그레인 겸용으로 관측대상에 따라 선택하며 제어실의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제어하며 보조관측실에는 4연식 태양전용망원경이 설치돼 낮시간 관람객에게 태양의 자기폭풍현상인 ‘흑점’과 태양면을 뚫고 나오는 거대한 불기둥이라 할 수 있는 ‘홍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 054-654-1710

    ▲정남진 천문과학관(star.jangheung.go.kr)은 며느리 바위의 애달픈 전설이 깃든 억불산 자락에 위치한 전남 최초의 천문과학관이다.

    7m의 원형돔의 주관측실에는 40mm슈미트 카세그레인식 반사굴절망원경이 설치돼 있으며 슬라이딩돔의 보조관측실에는 250·200·150mm의 반사망원경과 125·152·103mm 굴절망원경 등 총 6대의 다양한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주간에는 태양의 표면을, 야간에는 태양계 친구들과 성운, 성단 등의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 061-860-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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