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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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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공부=행복여행

  • 기사입력 : 2008-05-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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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 금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망대에 서면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준희기자/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남해 금산(681m).’

    한려해상 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상사바위, 부소암, 대장봉 등 산 전체가 온통 기암괴석들로 뒤덮여 ‘금산 38경’이 절경을 이룬 금산은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됐다.

    신라 신문왕 3년(683) 원효대사가 수도하면서 보광산으로 불렸지만 태조 이성계가 젊은 시절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며 ‘훗날 임금이 되면 그 보답으로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겠다’고 한 후 조선왕조를 개국하자 이성계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짜 비단 대신 ‘비단 금(錦)’자를 사용해 금산이라는 이름을 지어줘 약속을 지켰다는 금산.

    푸른 남해 바다와 어우러져 자태를 뽐내는 금산은 다도해를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산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해 금산 보리암

    △남해 금산

    봄 햇살이 따가운 5월, 화사한 봄빛으로 갈아 입은 등산객들이 남해 금산의 아름다움과 탁 트인 푸른 바다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다.

    남해 금산은 우리나라의 3대 기도처(강원도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보문사) 중 하나인 보리암이 자리하고 있어 평일인데도 전국에서 몰려온 많은 등산객들과 불자들로 붐비고 있다.

    남해 금산 복곡주차장 입구에서 보리암까지는 4.3km, 걸어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

    복곡주차장에 이르면 일반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10여대의 마을버스가 쉴 틈 없이 오르내린다. 주차장 한편에는 차량을 이용해 산을 오르려는 관광객들의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정상 부근의 소형 주차장에는 40여대의 차량만이 주차할 수 있어 차량이 빠져 나와야만 다른 차량이 오를 수 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평일엔 1000여명이 이곳을 찾지만 주말이면 2000~3000명의 관광객들과 등산객, 불자들로 주차장이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귀띔한다.

    소형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후 언덕을 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니 크고 웅장한 대장봉을 비롯해 화엄봉, 제석봉, 향로봉 등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보리암을 감싸안고 남해바다를 향해 늘어서 있다.

    보리암은 금산 38경의 명소에 둘러싸여 더욱 돋보인다. 보리암 바로 뒤에는 웅장하고 위엄있게 우뚝 솟은 대장봉이 자리 잡고 있으며 아래로는 탑대가 받치고 있다. 오른편에 화엄봉과 일월봉, 왼편에 삼불암이 있으며 건너편에 양반집 규수를 짝사랑한 머슴의 전설이 서린 상사바위가 있다.

    봉우리 하나하나마다 전설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산행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기암괴석 절벽에 세워진 보리암에서 바라보는 넓고 푸른 남해바다와 새하얀 백사장, 다도해의 풍경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직장동료들과 금산을 찾은 강진희(31·여·경북 안동)씨는 “최근 남해 금산이 명승으로 지정돼 동료들과 함께 명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남해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금산이 너무 아름다워 기절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다.

    보리암을 둘러본 후 금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망대’로 향했다.

    해장죽 숲을 지나자 문장암이 정상 길목을 지키고 섰다. 망대에 오르자 금산 38경과 남해의 쪽빛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고려시대부터 사용했던 우리나라 최남단의 봉수대가 그대로 남아있어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금산은 남해 최고의 일출 장소로도 유명하다.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망대에 올라 태양빛에 붉게 물든 산사와 기암괴석, 넓게 펼쳐진 바다가 어우러진 일출은 황홀함 그 자체다.

    이처럼 남해 금산은 산을 찾은 이유만으로 도심에 지친 우리들에게 마음의 풍요로움과 여유를 안겨준다.

    남해 국제탈공연예술촌



    △국제탈공연예술촌

    남해 금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한가득 안고 하산한 후 10여분 거리의 인근 ‘국제탈공연예술촌’을 찾았다.

    15일 개관한 ‘국제탈공연예술촌’은 김흥우 전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장(현 국제탈공연예술촌장)이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한국탈을 비롯해 네팔, 케냐, 뉴질랜드, 몽골, 피지, 중앙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국내외 탈 650여점과 각종 희귀공연 관련 도서 1만6283권, 포스터, DVD, VIDEO 등 총 3만2419점의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2006년 12월 폐교된 이동초등학교 다초분교를 리모델링하기 시작해 3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마침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국제탈공연예술촌.

    탈공연예술촌 앞 마당에 들어서면 봉산 탈춤에 등장하는 붉은 모양의 대형 ‘사자탈’이 건물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김 촌장은 “국제탈공연예술촌은 크게 세계 여러 나라의 탈이 모인 전시실과 각종 탈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연장, 풍부한 자료가 한가득 모인 도서실 등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2층 전시실은 한국탈의 역사와 세계탈 지도, 탈공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탈조각 맞추기, 탈춤 따라하기 등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공연장인 탈공연예술촌 다초실험극장은 100석 규모로 탈과 관련된 공연뿐 아니라 음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접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또한 도서실은 경남 유일의 공연자료실로 공연 관련 각종 희귀자료들로 채워져 있다.

    2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의 탈들이 전시장 한편에 마련돼 있다.

    가면을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무표정한 얼굴에서 다양한 감정이 표현되는 일본의 노가면, 죽은 사람의 격식에 갖춰 매장할 때 씌운 몽골의 매장용 가면, 미래를 상징하고 입사식·명명시 장례의식 등에 사용된 아프리카 전갈탈, 병을 치유하고 건강과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자이르 팬데족의 목제탈, 길쭉한 얼굴에 동물 문양을 새겨넣은 말레이시아 기복탈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촌장은 “탈은 그 자체가 훌륭한 조형미술품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상징성을 가진 역사적 유물”이라며 “세계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탈과 희귀한 공연 자료들이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국제탈공연예술촌은 개관기념으로 오늘부터 18일까지 변검(탈퍼포먼스), 가산오광대, 천하대장군(연극), 배성한 무용단의 전통무용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가진다.

    인근 장평소류지 주변에는 메리골드와 베추니아, 샐비어 등 봄꽃 10만여 송이가 형형색색의 꽃망울을 터뜨리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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