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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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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기네스후보 탐방 (3) 가장 오래된 덤프트럭

거창 김동열씨 소유 1945년산 GMC 트럭
63년된 車지만 아직도 산길 쌩쌩

  • 기사입력 : 2008-07-23 1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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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어난지 63년이나 된 고물차지만 오랜 세월 우리 가정의 주요 수입원이었고, 가족같은 친근감에 죽을 때까지 함께 할겁니다.”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트럭으로 경남기네스북 등재후보인 1945년산 GMC덤프트럭(경남 7누4481) 차주 김동열(58·거창군 거창읍 김천리)씨의 소감이다.

    김씨가 이 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평생 산판의 험한 산길과 제재소를 오가며 목재를 실어나르는 것을 천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경북 김천출신인 김씨는 20대 초반부터 깊은 산속 산판에서 벤 나무를 싣고 제재소로 운반하는 GMC트럭의 조수를 거쳐 운전수가 됐으며,지난 1988년 일거리를 따라 거창에 와 살게 됐다.

    월급쟁이 운전사 생활을 거쳐 신형 화물차를 구입해 차주가 된 후에도 목재운반은 계속됐다.

    그러나 이씨는 신형화물차가 전륜(全輪)구동이 아니어서 산길 등 험한 길에는 적당치 못해 처분하고 지난 1993년 11월 당시 48년된 현재의 7255cc GMC트럭을 경기도 남양주에서 300여만원에 구입했다.

    이 차는 하도 오래돼 주행거리도 알 수 없고, 냉·온용 선풍기는 물론 에어컨도 없다.

    차의 이력도 정확히 알 수 없고, 지난 1981년 서울 홍모씨가 서울7나 8789호로 최초 등록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이후 두차례 주인이 바뀐 후 김씨 차지가 됐다.

    김씨는 요즘 성능좋은 트럭이 많이 나오지만 험한 산길운행은 현재도 GMC트럭보다 나은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GMC의 장점은 6륜 구동.

    어떤 험한 산길이나 언덕길도 바퀴 여섯개가 동시에 구동하는 원리여서 등판능력이 대단하다는 것.

    또 차체도 튼튼해 구르고 넘어져도 크게 부서질게 없단다.

    그러나 차령이 환갑이 넘다보니 고장이 잦다.

    고장날 때 마다 수리하고 바꾸다보니 엔진도 갈았고, 기어도 수동 5단에서 6단으로 바뀌는 등 상당부분 부속과 구조가 개조됐다.

    원래의 제모습인 것은 적재함과 차체프레임 정도뿐이다.

    험한 산길을 많이 운행하다 보니 사고도 많았다.

    지난 98년 함양 용추사 계곡 비탈길에서 목재를 싣다 차량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차위에서 뛰어내리다 오른발목을 다쳐 현재까지 장애인으로 후유증을 남겼으며, 산길에서의 자잘한 사고는 셀 수도 없단다.

    생산된지 60여년이 지나도록 부품구입에 큰 애로가 없는 것이 다행이다.

    현재도 GMC트럭은 소수지만 현역으로 뛰고 있고, 대도시 부품상에서 부속을 구할 수 있으며, 구할 수 없는 부품은 다른 것으로 교환하거나 만들기도 한다.

    외양은 골동품이지만 반반한 도로에서는 지금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고, 적재시에도 60~70km는 거뜬하지만 고장이 잦아 버는 돈의 상당부분이 수리비로 들어간다.

    김씨는 “산길운행에는 현재까지도 GMC트럭에 비길 차는 없다”며 “수십년을 이 차와 함께 생활하다보니 이제는 가족같은 친근감이 들어 팔거나 폐차할 수도 없어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영흠기자 wooyh@knnews.co.kr

    [사진설명]  차주 김동열씨와 63년 동안 운행해온 1945년산 GMC트럭. /거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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