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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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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 법질서 좀 지키게 해주세요

  • 기사입력 : 2008-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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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투고

    공권력에 대한 경시 풍조로 기초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이 문제다. 시민들의 법의식이 문란해지니 음주단속을 아무리 해도 음주운전자는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된 교통사고는 당연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처음에는 작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중에는 점점 더 큰일까지 저지르게 되며 죄의식마저도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다수의 시위현장에 참가하는 시민들이 마치 무법천지의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전쟁터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장군처럼 행세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경찰관에게 아기가 잠에서 깬다고 호각조차 불지 못하게 하는 사회다. 그뿐만 아니라 범법자들조차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자신의 범법행위는 인식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종업원 정도로 여기는가 하면, 경찰관서를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곳이나 놀이터로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다.

    이처럼 최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이 일을 못하고 있는데, 사회의 약자들은 그 피해가 오죽하겠는가? 음주자나 불량배 한 사람만 경찰지구대에 들어와도 경찰관 2~3명이 다른 업무는 하지도 못한 채 그들을 제지하는 데 2~3시간 허비해야 된다. 그 시간에는 급한 신고가 들어와도 어쩔 수 없이 출동을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느 나라에 이런 곳이 있는지 구경해보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우리 역사에는 수치스러웠던 일제치하 36년의 세월 동안 당시 국민을 통제해온 공권력에 도전하는 일이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돋보인 적도 있다. 아마도 그런 행동들에 대한 잠재의식이 있는 것은 아닌지…. 또 불과 30년 전만 해도 가난을 이기기 위해 근로자들이 중동사막에서, 가발공장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고난을 헤쳐왔고, 결국 오늘의 풍요를 맛보게 됐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과 시간을 극복해 얻어낸 지금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질서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판사님 ! 저희 지구대를 한번 방문하여 주십시오. 법질서 확립이 크게는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이끌어 낼 발판이고, 작게는 동네의 범법자나 불량배들로부터 선량한 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본일 것입니다. 그 기본을 지킬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권충식(마산중부경찰서 신마산지구대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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