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전체메뉴

[신앙칼럼] 그냥 즐기세요

“대결하려다 보면 내 삶이 탈 나”
김정훈 신부 (천주교 마산교구 청소년국장)

  • 기사입력 : 2008-08-08 00:00:00
  •   
  • 한낮의 태양빛이 강렬하기만 한 요즈음입니다. 지금쯤이면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 중 하나인 올림픽의 열기가 지나가는 여름의 끝자락을 더욱 불태우고 있겠네요. 올림픽 이야기를 꺼냈으니 이번 우리나라의 올림픽 목표가 종합 10위 유지 혹은 달성이라고 하던데, 도대체 올림픽에서 종합 10위라는 것은 어떻게 환산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올림픽이라는 것이 처음 열릴 때의 정신은 축제였습니다. 어우러지고 한마당을 펼치는 장이었지요. 그러던 것이 경연의 형태로 더욱 굳어지고 마침내 금메달만이 돋보이고 지고지순한 것이 되어버렸고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어져 버렸습니다.

    4년을 준비하고 기다려온 올림픽이건만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꼭 모든 것을 대결구도로, 선악의 개념으로만 보는 우리 시대를 표상하는 것 같아 서글픕니다.

    그냥 즐기세요.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을 즐기고 그것으로만 기뻐해도 되지 않을까요. 최선을 다했으면 그만이죠.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금메달을 따도 좋고 꼭 그렇지 못해도 최선을 다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닙니까? 종합 1위든, 겨우 참가만 하든 충분하지 않습니까?

    즐기며 살지 못하고 모든 것을 결과로 놓고 과정의 중요성을 상실해 가는 세상 속에서 축제와 펼침의 장인 올림픽마저 그리 되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내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지요. 아무리 내가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꼭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지어지지 않을 때도 많지요.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하기도 하지요.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나보다 더 뛰어난 능력자도 있지요. 그러면 어떻습니까? 내가 나 자신에게 당당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끊임없이 나와 남을 비교하느라 쏟아부어버리는 내 에너지를 내가 자신의 삶 속에서 누려야 할 자족감과 행복감에 더한다면 얼마나 기쁘고 힘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냥 즐기세요. 여름은 본시 더운 것이지요. 더운 여름과 대결하느라 속에 찬 것을 너무 넣어버리면 탈이 납니다. 즐겨야 될 삶을 대결하느라 소모해 버리면 내 삶이 탈이 납니다.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왜 당신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은 오늘 최선을 다했으니 훌륭한 삶을 사셨고 충분히 행복해해도 된답니다. 조금 더 즐기며 사세요.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서영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