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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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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그물코처럼 연결된 생명공동체”

탁발순례 도법 스님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 펴내
40년 수행생활서 얻은 생명평화에 대한 깨달음 담아

  • 기사입력 : 2008-08-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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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 실상사 주지였던 도법(60) 스님은 지난 2004년 3월 1일 노고단을 시작으로 하루 10여㎞씩 전국을 돌며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순례를 이어가고 있는 스님은 내달 5일부터는 100일간 도반과 함께 서울 시내를 걸으며 생명평화 운동을 알릴 계획이다.

    5년째 탁발순례 중인 스님은 그동안 1만여㎞를 걸으면서 모두 7만5000여 명을 만나 끊임없이 묻고 배웠다고 한다.

    지난 1995년부터 실상사 주지를 맡았던 스님은 1998년 말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총무원과 정화개혁회의로 나뉘어 다툴 때 총무원장 권한대행으로 분규를 마무리짓고 미련없이 실상사로 내려가 화제를 뿌렸다.

    스님은 또 그 해 생명살림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사찰 소유 땅 20여만㎡를 내놓아 귀농전문학교를 설립했고, 99년엔 인드라망생명공동체를 창립하여 생활협동조합이나 대안교육, 환경운동 등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제주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 되던 해인 1966년 금산사에서 출가한 스님이 40여년 수행생활에서 얻은 생명평화 사상을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불광출판사)이라는 책에 담아 내놓았다.

    도법 스님은 출판기념 간담회에서 “60년간 가꾸고 다듬어 온 내 사유의 총화”라고 했다.

    스님은 책에 수록한 ‘생명평화경(經)’에 대해 “세계는 그물코처럼 연결돼 있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생명 공동체라는 점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며 “애초에 종교 간 차이를 넘는 생명평화의 기도문을 만들려 했으나 차라리 경전 형식이 낫겠다 싶어 경전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생명평화경’은 현대 문명의 실상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인류의 문명사는 이기적 소유욕을 좇는 분리, 분열, 대립, 투쟁의 세월이었다. 자아, 가족, 민족, 국가, 종교, 이념의 관점에서 서로 편을 나누어 자유, 정의, 평화라는 이름으로 생명과 평화를 파괴한 것이 현대문명의 실상이다.

    도법 스님은 이것을 존재의 실상에 근거하지 않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그릇된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그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 진실 즉 존재의 실상에 근거한 올바른 세계관을 확립하는 일이 문제를 해결하는 큰 길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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