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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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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생태 안내자 이영득씨

“벌거벗은 맨땅에 풀이 자라면 땅이 살아나요”
어린이 풀꽃 도감 ‘내가 좋아하는 풀꽃’ 펴내

  • 기사입력 : 2008-10-01 15: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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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꽃은 지구의 살갗이에요. 벌거벗은 맨땅에 풀이 자라면 땅이 다시 살아나거든요. 풀꽃은 제 삶에서도 그런 존재예요.”

    ‘풀꽃선생님’, ‘풀꽃지기’, ‘풀꽃작가’로 불리는 이가 있다. 풀꽃 사랑을 글과 말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영득(43·김해시 장유면)씨.

    그가 최근 어린이 풀꽃도감 ‘내가 좋아하는 풀꽃(호박꽃刊)’을 펴냈다. 그의 세번째 ‘풀꽃 안내서’다.

    동화작가이면서 동화책보다 풀꽃책을 더 많이 낸 그를 이름도 예쁜 ‘노란 쇠비름꽃’ 찻집에서 만났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꽃들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아주 작은 풀꽃도 다 이름과 사연이 있거든요. 그 풀꽃에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부르다 보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풀꽃 생태 안내자’다운 책 소개다.

    이씨의 인생은 풀꽃없이 이야기할 수 없다. 10년 전, 풀꽃답사를 다니는 게 취미였던 그는 우연히 어린이신문에 풀꽃 칼럼을 쓰게 됐고, 이를 계기로 ‘풀꽃 책’을 발간했다. 그렇게 유명세를 타게 됐고, 현재는 인터넷 풀꽃카페 운영지기로 활동하며 전국 각지로 풀꽃 강연을 다닌다. 동화작가의 감성으로 풀어내는 이씨의 강의에 ‘열성 팬’도 제법 생겼다.

    그는 “촌놈으로 자라서 남보다 반 발자국 먼저 풀꽃과 친해진 것뿐”이라며 “사람들에게 뭔가 가르치기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면서 함께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풀꽃 지식은 반 발자국을 한참 넘어섰다. 풀꽃 종류 3000여 가지를 술술 왼다. 엇비슷하게 생긴 이 작은 풀꽃들을 어떻게 다 익혔을까.

    “공부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까지는 못했을 꺼예요. 처음에는 내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풀꽃에 대해 알면 알수록 궁금한게 더 많아지더라고요.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로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그렇게 해온 풀꽃 공부가 벌써 10년째. 이제 모르는 풀꽃도 없을 것도 같은데 그는 아직도 매일 풀꽃 산책, 풀꽃 답사를 한다.

    “계절 따라 날씨 따라 풀꽃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신비하고 아름다워요. 가슴이 벅차오르죠. 그러다 새로운 풀꽃을 발견하는 날이면 그 날은 내 생일보다 더 기쁜 날이 되죠. 풀꽃은 자연이 준 너무 크고 아름다운 선물이에요.”

    그는 앞으로의 꿈을 “지금처럼 풀꽃 좋아하면서 사는 것”이라 했다. 웃으며 대답하는 그녀에게서 풀꽃 내음이 나는 것 같았다. 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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