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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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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의 환경인식 유감/김용훈기자

  • 기사입력 : 2008-11-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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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 말 김해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송계사 인근 계곡이 불과 수개월 사이에 까맣게 변하는 등 급격하게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제보였다. 태안반도 기름오염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는 송계사 계곡의 현장을 둘러보며 태안반도에서 기름이 유착된 바위와 돌을 떠올렸다.

    하지만 기름은 아니었다. 송계사 관계자는 “20여년 이상 사찰에서 지냈지만 그토록 깨끗했던 계곡이 이렇게 변한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장화를 신고 상류로 올라가보니 빨간 산화철로 보이는 슬러지가 배수관 집수구에 깔려있었고 기름띠도 일부 발견됐다.

    오염된 물의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두 곳의 지류에서 계곡으로 흐르고 있었다. 상류쪽 배수관은 최근에 증축된 공장과 신설된 골프장으로 이어진다. 계곡물은 사찰은 물론 사찰 아래 마을 주민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오염된 계곡물을 그대로 둘 경우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한다.

    기사가 나간 직후 김해시 경제환경국으로부터 항의와 함께 정정보도 요청이 들어왔다. 송계사 계곡의 물 오염은 자연현상이지 오염원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언론에서는 당연히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는 잘못된 사실이라는 주장에 대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였다.

    정정보도 소동 며칠 후 김해시가 채취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시료검사 결과가 공개됐다. 철과 망간 성분이 정상 수치보다 수십배 높게 나왔다. 일반적인 계곡 물에서 보기 힘든 수치로 이 정도면 매우 유해하다는 것이 현장에 동행했던 수질환경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해시는 원인 규명을 회피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계곡물이 오염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것만이 뒤늦게나마 친환경 도시를 선포한 김해시의 환경 개선 의지를 스스로 보여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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