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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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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그릇된 집착이 다툼의 원인- 신공 스님(창원 구룡사 주지)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왔다가는 것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살아야”

  • 기사입력 : 2009-02-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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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덧 열두 장 중 한 장의 달력이 지워져 버렸고, 아직 올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설계도 그리기 전에 시간이 무심히 지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신없는 우리의 삶은 어수선한 세상 분위기에서 기인합니다.

    매일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소식을 접하다 보니 우리들 마음도 움츠려들고 불안감과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이럴수록 마음을 크게 한번 일으켜 보면 어떨까요.

    이 세상은 다양한 모습의 세계가 존재합니다. 요즈음 우리들이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삶이 분명한데 마치 아수라의 세계인 듯합니다. 여섯 갈래의 육도 가운데 아수라는 언제나 싸움을 좋아해서 늘 시비와 투쟁 그리고 다툼이 끊이지 않는 세계를 일컫는 말입니다.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간의 통상적인 상호 대립은 물론이고 여러 나라에서 종교적 갈등과 이념으로 끝없는 전쟁 속에 휘몰려, 대적하고 힘없는 죽음을 대신하기도 하며, 가까이는 정치, 경제, 노사문제, 자녀들의 교육현안과 개인의 감정 정립에도 늘 불씨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왜 인간이 이토록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툼과 투쟁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태초에 세상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들에 나가 자연적으로 생긴 식량을 먹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한 게으른 사람이 혼자 생각하기를, ‘매일 곡식을 얻기 위해서 들에 나갈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마음먹고는 내일 먹을 것을 오늘 구해 가져오면 되지 않겠나 싶어, 하루 먹을 양식을 미리 가지고 왔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는 ‘참 좋은 생각이다’라고 하면서 ‘나는 사흘치 식량을 가져와야 하겠다’고 식량을 구했고,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욕심대로 양식을 축적해다 놓는 것이었습니다.

    저마다 무분별하게 양식을 집에 쌓아놓게 되자, 들에는 점점 먹을 것이 없어지게 되었고 그러자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해 두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소유욕이 생겨나게 되고, 내 것 남의 것이 구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차별이 생겨나서 다툼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우습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이야기 같지만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줍니다.

    불교에서는 인간관계 속에 다툼이 생기는 원인이 자신의 그릇된 욕심에서 비롯되며, 그 욕심은 내 것이라는 소유욕에서 나타난다고 봅니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 올 때 무얼 가지고 왔는가? 또한 떠나는 사람이 무얼 가지고 떠나겠는가?

    우리들의 삶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때로는 즐거운 일도 있고, 괴로운 일도 있지만, 가장 괴롭고 고통스런 것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다툼과 갈등입니다. 현실에서 부모와 자식의 오해, 부부간의 대립, 권력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소외감이 문제가 될 때 그 원인을 먼저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부처님은 “나라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을 표시해 두게 되면 괴로움이 생기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왔다 인연 따라 가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순리대로 살아보도록 합시다. 좋은 인연을 맺어 한 해의 살림을 그득하게 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신공 스님 창원 구룡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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