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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마산교구장 시절(1966~1968년)

초대 교구장 맡아 기틀 마련
마산교구장 착좌 때부터 ‘세상 속의 교회’ 지향

  • 기사입력 : 2009-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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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6년 마산 성지여자중·고등학교 교정에서 열린 주교 서품식에 입장하는 김수환 추기경.




    주디체 교황대사가 김수환 당시 마산교구장에게 빨리움을 수여하는 모습.


    진해성당을 사목방문하는 김수환 당시 마산교구장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2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그는 마흔네 살 때인 지난 1966년 주교 수품과 함께 초대 마산교구장을 맡아 교구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김수환 추기경이 주교품을 받을 때 정한 사목표어는 ‘여러분과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였다. 그는 주교 수품 이후부터 영면에 이르기까지 40여년 동안 자신의 사목표어대로 ‘세상 속의 교회’를 지향하면서 현대사의 고비마다 종교인의 양심으로 올바른 길을 제시해왔다.

    ◆마산교구 설립= 교황청 포교성성(布敎聖省:지금의 인류복음화성성)은 1966년 2월 15일 천주교 부산교구와 주한 교황공사의 요청대로 부산교구에서 마산교구를 분리, 설립하는 칙서를 교황 바오로 6세의 인준을 받아 발표했다. 경남 5개시 13개군을 관할하는 마산교구의 당시 신자 수는 2만8000여명, 성직자는 외국인 8명을 포함해 25명, 그리고 본당은 21개, 공소는 100개였다. 교황청은 이와 함께 가톨릭시보사(현 가톨릭신문사) 사장을 맡고 있던 김수환 신부를 초대 마산교구장 주교로 임명했다.

    ◆교구장 착좌= 김수환 주교의 서품식 및 교구장 착좌식은 그해 5월 31일 마산 성지여자중·고등학교 교정에서 내빈과 신자 등 7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주한 교황공사 안토니오 델 주디체 대주교의 주례로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정길 대주교와 함께 최재선, 노기남, 한공렬, 윤공희, 황민성, 지학순 주교, 이효상 국회의장 등이 참석해 김 교구장의 수품을 축복했다. 김수환 교구장은 이날 착좌식 직후 열린 경축식의 답사를 통해 “우리 교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제시한 교회쇄신 정신과 사목정신을 최선을 다해 신부들과 수도자, 신자들의 협동 하에 구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공의회 정신을 강조하면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막론하고 모든 이의 신앙의 생활화와 정신 자세의 근본적 혁신 △물질적으로든지 인적으로든지 밖으로부터의 도움을 기대하는 의존심 탈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구 사목방향을 제시했다.

    ◆교구 기틀 마련= 김 교구장은 교구장 착좌 후 부교구장을 임명하고 사목협의회와 사제평의회를 구성하는 등 신생 교구의 기본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이어 그는 본당에 대한 사목방문으로 외부적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직접 신자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신자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사목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사제와 평신도 간 대화 창구를 만들기 위해 신자강습회를 열어, 평신도도 신부와 수녀와 똑같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공의회의 기본 정신을 인식시켜 나갔다.

    ◆뜻밖의 이별= 김 교구장이 2년가량 교구의 기틀을 다지고 있던 1968년 4월 27일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수원교구장 윤공희 주교가 서리 자격으로 이끌어오던 서울대교구의 교구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주교 수품 2년 만의 일로, 그는 한국 천주교의 막내 주교였다. 그는 당시 상황을 회고록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에서 이렇게 밝혔다.

    “대사님, 저는 주교 된 지 2년밖에 안 됐습니다. 주교단에서도 제일 막내입니다. 그런 제가 그 무거운 십자가를 어떻게 지고 가겠습니까.(중략) 그러나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십자가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십자가입니다.”

    서울대교구장 임명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된 그는 마산을 떠나면서, 우리 마산교구민 전체가 참으로 주 안에 하나가 되도록 기구하고 드디어 한국교회 전체가 우리 민족사회 안에서 참으로 구원의 일치가 성사되게끔 우리 모두 형제적 사랑에 살자는 내용의 이임사를 교구 신자들에게 전했다.

    서영훈기자 float2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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