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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창원 도시마케팅과 지방의 자존심-강정운(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09-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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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창원시는 람사르 총회 개최에 이어 최근 한국의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도시의 글로벌 마케팅 인프라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국내 타 도시보다 유리한 물리적·경제적 인프라와 함께 최근 수년간의 미래지향적 시정 리더십이 창출한 훌륭한 프로그램의 성과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론 경상남도의 수도라는 제도적 위상이 큰 보탬이 된 것도 사실이다. 현재 11개의 국제기구 회원으로 가입한 창원시의 세계화 노력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창원시는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 시티넷,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건강도시연맹, 세계과학도시연합, 국제교육도시연합의 회원이며 동북아기계산업도시연합의 본부 소재지이기도 하다.

    한국의 계획도시를 대표해온 창원은 한국 최대의 기계공업도시로서 공업도시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도시의 중심이미지는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창원시는 한국에서 제조업 도시의 이미지를 친환경도시로 전환시키고 있는 주목할 만한 사례이며 환경수도와 자전거 도시 프로그램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이 창원은 한국의 쿠리티바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창원시는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범도시로서의 조건을 여러 가지 갖추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지식경제부가 이끄는 생태산업단지, 즉 친환경자원순환산업단지의 조성은 창원에게는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된다. 창원이 세계적인 친환경산업도시협의회의 조직화에 앞장서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것은 국내 도시간의 친환경도시 경쟁에 있어서 선두권에 있는 창원시가 명실공히 한국의 환경수도로 자리잡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도시의 글로벌 마케팅은 글로벌 경쟁력 향상뿐 아니라 국내 도시간의 경쟁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하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

    창원은 세계적 브랜드의 제품을 수많이 생산하는 도시이다. 삼성, LG, 현대 등의 대기업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한국 이미지의 절대적 몫을 차지하듯 창원에 소재한 기업의 브랜드는 창원시 글로벌 마케팅의 큰 몫을 차지한다. 창원은 LG, 두산, 삼성테크윈, 현대로템, STX 등의 세계적 기업들이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디지털카메라, 전동차, 발전설비,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는 도시이다. 창원시가 최근 발간한 ‘메이드 인 창원, 메이드 인 코리아’는 도시마케팅을 위한 시민과 기업의 결속이란 심리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기업의 유명 제품은 곧 해당 도시의 중심 브랜드이다. 창원시 글로벌 도시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원에 소재한 기업과 국가산업단지의 지방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 이젠 창원에 소재한 세계적 기업들에게 창원시라는 장소성이 어떤 현실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지가 분석되어야 한다. 또한 강력한 중앙집권적 구조 속에서 탄생되고 관리되어온 국가산업단지의 성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도 시작되어야 한다.

    기업이 마케팅 대상을 설정하듯이 창원시도 도시마케팅의 목표 및 대상을 전략적으로 구체화해야 하며 외형적 성과 못지않게 도시마케팅의 비용과 효과에 관한 분석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시청, 기업, 대학 등 도시마케팅의 행동 주체들을 연결하는 통합마케팅 네트워크 형성과 함께 글로벌 마인드와 튼튼한 외국어로 무장한 공무원의 양성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 및 자부심도 도시마케팅의 심리적 자산이며 사회적 자본이기도 하다. 거대도시에 대한 선호가 유별나게 높고 중앙의 대칭이 되어야 할 지방이란 단어가 서울 내지 수도권 외 지역이란 뜻으로 왜곡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창원시의 글로벌 도시마케팅은 지방의 가치와 역량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창원시의 글로벌 도시마케팅에는 대한민국 지방의 자존심이 걸려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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