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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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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임원에서 보험왕으로

  • 기사입력 : 2009-06-08 16: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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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그룹 전직 임원이 보험영업에 뛰어들어 신인왕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에서 중역으로 은퇴한 감진성(62)씨는 작년 5월 지인의 권유로 삼성생명 단체보험 전문사업부(GFC)에서 영업을 시작해, 최근 열린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단체보험 부문 신인대상을 받았다.

       그가 작년 12월까지 8개월간 거둔 수입보험료는 4억4천500만 원이고 본인의 수입도 억대가 넘는다.

       감씨는 경기상고를 졸업하고 1966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뒤 1970년대 초 삼성물산 비서실에서 삼성중공업의 밑그림을 그렸고 삼성중공업에서는 영업, 인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쳐 1999년 상무로 퇴임했다.

       그의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가난 때문에 형과 함께 부산의 한 절에서 지내기도 했고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경기상고 졸업 후에 학교의 권유로 삼성에 입사했지만 유명 대학 출신들이 즐비한 가운데서 앞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몇 개월 만에 뛰쳐나가 남대문 시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래도 성실한 자세를 인정받아 삼성중공업 설립 준비팀에 들어갔고 퇴직 후에는 삼성계열사 사업장 40여 곳에 음식재료를 납품하는 회사를 차려 바쁘게 살았다.

       그러나 시련이 또다시 찾아왔다. 2003년 큰아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충격을 받은 부인이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가 되자 회사를 정리하고 아들이 다녔던 충남대 수학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세운 뒤 부부가 함께 합천 해인사에 들어갔다.

       해인사에서 기거하던 그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으로부터 납골당과 함께 절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투자금 300억 원을 마련하고 목수를 구해 해발 900미터 가야산에 고불암을 지었다.

       그렇게 불사를 마무리하고 작년 초 하산한 그에게 지인이 찾아와 보험 일을 권유했다. 고심하던 그는 자신을 마지막으로 담금질하고 싶다는 생각에 뛰어들기로 했다.

       그는 조선소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200여 명과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이들을 위한 각종 강연회를 주선하며 민원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는 곧 영업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불교 용어에 '하심(下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체면을 중시하면 아무것도 못합니다"라고 성공 비결을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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