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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 아버님 전상서- 홍성훈(6·25전몰군경유자녀회 중앙회 이사)

  • 기사입력 : 2009-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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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쟁으로 희생하신 국가유공자 우리 아버지시여!

    이 나라 국민들은 하나같이 당신이 조국을 위해 주검으로 그 값진 희생 바탕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렇게 자유와 평화 속에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 정부 지도층, 특히 국가보훈처에서 6월이 오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고 분노케 하는 잘못된 의식과 풍토 속에 말 따로 행동 따로, 앞뒤, 선후 분별없는 차별화된 국가 예우법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오늘에 참담한 현실을 당신께 고해 바칩니다.

    2007년도 처음으로 노무현 정권 때는 6월 6일 현충일 행사 전후 3일 기간에 국립 현충원을 찾아가는데 KTX열차를 편리하게 무임으로 하루를 편안하게 참배하고 잘 다녀왔습니다.

    2008년도에는 이명박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훈가족에 대한 각별한 처우 개선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지지하고 기대한 보람도 없이 불편하고 부당한 처우 속에 새마을 열차로 현충일 전날에 실망과 좌절과 울분을 삼키며 참배를 하였습니다.

    이 나라를 구해 내고 주검으로 국립묘지에 묻히고 아직도 당신의 유골이나 시신을 찾지 못해 위패로 봉안되어 있는 그곳을 찾아 참배하기 위하여 당신의 아들딸들이 1년에 한 번 참여하는 길에 너무도 당연한 KTX 무임승차가 2009년도에도 역시 새마을 열차를 타야 하는 현실에 KTX를 타는 것이 우리 유족들에게는 과분한 욕심과 사치였나 봅니다.

    이 나라를 구해 내고 장렬히 희생하신 우리 아버지시여! 당신이 주검으로 말이 없다 하여 이토록 부잣집 개만도 못한 예우를 받아야 합니까?

    살아남은 국가유공자는 1년에 KTX열차를 무임승차 6회뿐만 아니라 각종 수혜 혜택이 수도 없이 차별화된 예우법에 너무도 형평성에 어긋난 현실 앞에 희생보다 살아남아야 제대로 예우받는 불합리한 잘못된 예우법을 언제까지 당신은 참고 지켜보고만 계셔야 합니까?

    이제 더 이상 당신이 없는 세월 앞에 60 고비를 훌쩍 넘긴 황혼 길에 당신을 원망하며 염려하는 것은 앞으로 이 나라가 또다시 6·25와 같은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느 누가 앞장서 당신의 길을 따라가겠습니까?

    당신이 없는 이 땅에서 어이없는 예우 속에 살아가기엔 너무도 힘들고 싫습니다.

    홍성훈(6·25전몰군경유자녀회 중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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