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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홍보가 돈이라고?- 최종원 하동군 홍보담당주사

  • 기사입력 : 2009-07-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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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가 일의 절반이다’, ‘홍보가 일의 전부다’, ‘홍보가 경쟁력이다’. ‘홍보가 돈이다’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은 홍보의 기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 공공부문까지도 홍보가 차지하는 위력은 대단하며 지역을 발전시키는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종전에는 홍보 업무가 3D(Difficult(힘들다), Dirty(더럽다), Dangerous(위험하다)) 직종으로 취급받았지만 지금은 3S(Strong(강하다), Smart(현명하다), Sense(감각 있다))를 갖춰야 하는 전문 직종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하동군 홍보를 책임진 자리에 보직을 받고 처음 6개월은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매일 보도자료를 쏟아내야 하는 일도 부담이 되지만 언론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동군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와 정책, 축제, 관광명소를 내 자신의 작은 그릇으로 담아내기 위해 현장을 찾고 소재를 찾아 가진 역량을 발휘해 보지만 성과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 보도된 기사를 스크랩해 보고에 나설 때 뿌린 보도자료가 굵직한 기사로 여러 신문에 실리고 방송멘트로 나올 때 그날만큼은 나 자신도 모르게 신이 난다.

    하지만 자료를 수집해 힘들게 기획하고 보완한 보도자료가 다음 날 언론매체에 기사화되지 않을 때 그 허탈감은 말할 것도 없고 보도철을 들고 보고장으로 가는 발걸음은 너무도 무겁다. 그럴 때는 지적기사가 나지 않아 다행이라며 얼른 생각을 바꿔 용기를 갖지만 곧 사라지고 만다.

    똑같은 내용도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표현으로 상품화시키는 기법이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훌륭한 자료를 쏟아낸다 하더라도 언론인과 끈끈한 유대를 갖지 못하면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처음 6개월은 보도자료를 잘 써 보기 위해 모든 신문을 다 펼쳐 놓고 그것도 그냥 눈으로 보지 않고 노란색 연필로 반드시 도색을 해가며 읽었고 타 자치단체의 으뜸시책은 모두 스크랩해 보고 또 봤다.

    또 남녀노소 누구든 귀로 듣고 눈으로 보기 때문에 신문과 또 다른 기능을 가진 방송사들의 인기 프로그램을 섭외하기 위해 작가, PD들에게 수없이 매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홍보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잘하고 싶지만 때론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있는 그대로를 당당하게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필수다. 때문에 너무 욕심을 부려서도 안 되고 인내력을 가지고 돌탑을 쌓듯 꾸준하게 사방팔방으로 홍보활동을 축적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동군이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가점까지 부여하면서 홍보계장 자리를 직위공모했으나 한 사람도 신청하지 않았다. ‘힘들다’는 선입견 때문일까?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옳다는 생각이 잘못된 생각일까?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만 3년이란 세월이 쏜살같이 지났다. 잘한 것은 없지만 큰 무리 없이 보낸 것은 언론인들이 하동을 사랑으로 감싸주셨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깊은 안목으로 세상을 보게 됐다.

    최종원 하동군 홍보담당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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