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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공무원 노조, 그들만의 노동운동일 뿐- 박영근(창원대 경영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09-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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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하락하고 전투적이고 대립적인 노조주의가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중에도 최근 한국의 공무원 노조들은 유난히도 돋보이는 행보를 하고 있다. 현재 분열되어 있는 3개 공무원 노조를 통합해 이를 민주노총에 가입시키고자 21~22일 양일간 투표를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 대해 오랫동안 대립각을 세워 왔던 민주노총으로의 가입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이들의 진정성에 대해 매우 싸늘한 시선과 함께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동안의 역사를 볼 때 민주노총은 대한민국에서 수립된 어떤 정부와도 친한 적이 없으며 지독하게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던 단체이다.

    김대중 행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그나마 친노동자 정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정부 정책 참여에 불응했을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비판적이고 대립적인 세력으로 각인되었다. 문제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되 대한민국 사회에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책임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데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는 누구보다도 크게 내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였을 뿐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은 전혀 제안하지도 실현하지도 못했다는 점은 국민이 민주노총이란 단체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이다.

    그런데 최근 공무원노조가 이 민주노총에 가입하려고 한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자신들의 이런 시도에 대해 받아야 하는 사회적 시선은 상당히 싸늘하다. 싸늘한 시선은 대국민 대면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들의 파업이나 투쟁으로 국민들이 겪는 불편이나 어려움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은 정작 귀족노조로서 공무원의 신분 안정을 향유하지만 비정규직을 고용하거나 산하 조직을 하청화하고 이들 노동자들을 아래 것으로 여기는 전형적인 관 예우 사고방식과 행위 패턴, 또한 정규직이고 고임금이면서 고용보장을 탄탄히 받으면서도 대민 서비스에 있어 철저히 관료적인 복지부동의 자세 등. 이것을 보고 겪는 국민들은 이들이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적어도 대다수 국민들에게 공무원 노조의 최근 운동 방향이나 내용은 ‘그들만의 노동운동일 뿐’이다.

    이런 공무원 노조가 서로 통합하여 민주노총에 가입한다고 한다. 물론 투표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12만명의 대조직이 된다며 목과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그들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국민의 시각에서 걱정하는 조용히 지켜보는 다수의 공무원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간부문에선 대립적 노조가 파탄 나고,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수백만의 청년실업자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가진 자들이, 그리고 귀족노조인 자들이 목과 어깨에 힘을 주고 민주노총의 대 조직이 된다고 한다. 그것도 대한민국 공무원들 속에서 말이다.

    참 바람직하지 못하다. 민간부문의 노조운동은 자연 소멸되고 있는데 공무원 조직이나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은 왜 이렇게 강성이 되어 가는가? 이들이 노동운동을 할 권리가 있는 계급인가? 직업안정성이나 급여 등에서 탁월한 이들이 정말로 낮은 자리의 노동자인가? 공무원 노조운동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 본다.

    박영근(창원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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