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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12월의 노량 앞바다- 김옥병((사)국학원 충무공연구소 연구회장)

  • 기사입력 : 2009-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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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98년 12월 임진왜란 전투가 한창이던 노량 앞바다 관음포. 12월 17일(음11월 18일) 자정 장군은 대장선 갑판상에 한 그릇의 물을 떠 놓고 소략한 천제를 올린 후 결연한 의지로 적군을 기다린다.

    살아서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 모든 힘을 결집하는 막강 500여 척의 일본 해군과 결코 그냥 보낼 수 없는 충무공의 130여 척 조선 수군과 당 연합함대의 조우. 불화살이 하늘을 가르면서 최후의 결전이 시작된 삭풍과 칼바람, 피울림의 노량 앞바다.

    아비규환의 밤이 지나고 관음포에 갇힌 것을 알게 된 왜군은 필사의 항전을 펼치는데 장군은 갑주를 벗은 채 독전을 향한 북을 친다. 10시경 송희립의 졸도에 놀란 장군이 달려가려는 찰나에 왜군 저격수의 유탄에 맏아 장군은 쓰러진다. 이때 급히 좌우에서 부축해 장막 안으로 옮겼는데 태연히 “전방이 위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또한 “나는 도(道)를 다하기 위해 총을 맞은 것이다”(은봉야사 별록)고 말했다. 이때 장군의 죽음을 비밀에 부치고 대신하여 독전을 하고 있던 장군의 조카 완이 진린의 위급함을 보고 급히 달려가 그를 구해 겨우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유키나가는 그 틈을 타서 탈출해 유시히로군과 합세하여 일단 가덕도로 달아난 다음 대마도로 돌아간다. 이로써 마침내 전투는 끝이 나고 임진왜란은 속절없이 종료된다.

    오늘날 우리는 장군의 애국, 애족, 애민 사상을 현대에 재조명시키고 파워브레인 리더십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이제는 자본(資本)사회에서 뇌본(腦本)사회로의 변화에 대응해 뇌(腦)를 디자인하고 활용할 줄 아는 창조성이 중요하다 하겠다. 전국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업을 기리고 선양하는 단체가 많지만 그냥 보이는 행사의 형태, 놀이, 오락, 먹거리 장터만 성시를 이루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보다는 진정한 한국적 문화를 콘텐츠화하고 장군의 높은 정신과 얼을 선양하고 교육해 진정한 애국선열들의 지고지순한 위업을 본받아 주변국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국력을 키우고 국격을 높여야겠다. 국격을 높이려면 우리의 전통 역사, 문화, 철학을 바르게 알고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김옥병((사)국학원 충무공연구소 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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