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5일 (금)
전체메뉴

[투고] 치수정책과 유무상생- 손광익(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0-03-24 00:00:00
  •   
  •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국내외 기상과 강우 특성이 과거와 다른 형태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홍수 발생 빈도와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지리산 돌발 홍수를 포함하여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지난 10년간 약 80% 증가했다. 2002년 태풍 루사의 경우, 강릉에서는 일년 평균 강우의 약 70%인 870㎜가 하루 사이에 내려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 인접 마을 중 한 마을은 홍수가 나는데 다른 마을은 비가 없는 사례들은 강수의 양극화 현상이 이미 진행 중에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치수대책은 과거 하천제방 축조 중심의 획일적인 대책으로부터 유역종합치수대책으로 전환되고 있다. 제방 축조는 홍수 피해를 일차적으로 방지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는 반면 상류 제방이 하류지역의 홍수량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즉, 과거 치수대책은 물이 흘러가는 길을 제방으로 제한함으로써 상류의 홍수가 빨리 하류로 유출되어 첨두 홍수량이 커지며 하류 지역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제방으로 국한된 하천이 감당할 수 있는 홍수량의 일부를 저류지, 홍수조절용 댐, 기존 댐의 재개발과 토지이용도 변화 등을 통해 수해를 저감할 수 있는 유역종합치수대책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새로운 치수정책의 패러다임인 것이다.

    이러한 치수정책의 전환은 이미 2000년 초 시작되어 최근 대 하천에 대한 유역종합치수계획까지 수립되었으나 실행이 사실상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일년 강우량 중 2/3가 여름에 집중되고 지형 특성상 유출경로가 짧아 강우는 지표면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빨리 바다로 유출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변동성이 강한 강수형태로의 기후변화는 우리의 수자원 활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역종합치수계획의 실행을 위해서는 하천 주변과 유역 상류에 최소한의 저류시설은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최소한의 저류시설은 수해 없는 복지사회 건설에 필요한 선결과제임에도 건설 최적지의 감소,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수몰로 인한 반대 여론 등으로 인해 사회적 여건이 댐 건설이나 저류지의 재개발을 어렵게 하여 새로운 치수정책 패러다임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수해 없는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주민 간의 충분한 교감과 이해가 필요하다. 국가에서는 최근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꼭 필요한 댐은 중·소규모로서 국민의 정서와 환경에 부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책 입안과 조사·계획단계부터 국민과 환경을 고려한 정책 수립과 댐 후보지 검토뿐만 아니라, 환경관리계획과 인문·사회적 영향분석 등을 통해 지역과 수몰민을 위한 실질적 보상·지원 방안을 내 고향과 내 가족을 위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반면, 지역주민 또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수용할 부분과 개선할 부분을 구별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기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세상만물의 이치를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라는 유무상생(有無相生)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

    손광익(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