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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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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시아 이슬람 최대 절기 어슈러(Ashura)- 주태균(수필가)

  • 기사입력 : 2010-04-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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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에 살면서 많은 공휴일을 접하게 된다. 이 대부분의 공휴일이 시아 이슬람 이맘(Imam)과 관련 있는 날이다. 시아 이슬람 영혼이 깃든 최대 절기인 ‘어슈러’이다. 그 하루 전은 3대 ‘이맘’인 후세인(Hussein)과 그의 추종자 72명이 부상을 입고 최후를 맞기 하루 전으로 이곳에서 ‘토슈러’라고 하고 7일은 모두가 알라를 위해 순교한 날 ‘어슈러’라고 한다.

    세계에는 12억 명 정도의 무슬림들이 산다. 이 무슬림을 크게 수니와 시아의 종파로 나뉘는데 약 2억여 명의 사람들이 ‘시아 무슬림’들이며 이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 필자가 살고 있는 이란이다. 전 국민의 90% 정도가 ‘시아 이슬람’이다.

    시아 이슬람은 ‘수니’와 달리 12명의 거룩한 성인으로 인정하는 ‘이맘’을 숭배한다. 그들은 알라신이 특별히 죄를 없앰으로써 사람과 신의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들이라고 한다. 그 12명을 이른바 이맘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1대 알리, 2대 핫산, 3대 후세인, 4대 샤저드, 5대 바그러, 6대 사데그, 7대 가젬, 8대 레자, 9대 모함마드 타기, 10대 알리안 나기, 11대 아스깨리, 12대 마흐디이다. 12대 마흐디는 언제가 재림 이맘으로 심판주로 온다고 믿고 있다.

    이란인들은 12명의 이맘 중에 3번째 이맘인 후세인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매년 이슬람력으로 모하람(Muharram)달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통곡의 행진을 하고 마지막 10일째 되는 날 그 절정을 이루는데 그날이 바로 어슈러이다.

    후세인은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다른 가문의 왕과 적대관계에 있었다. 후세인을 따르는 사람들이 후세인이 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후세인은 적군에 의해 지금의 이라크 남부에 있는 카르발라(Karbala)에서 무참하게 죽게 된다. 시아파 이란 사람들은 이날을 기념하여 매년 ‘통곡의 행진’을 한다.

    후세인이 심한 부상을 당한 저녁과 그가 죽은 다음 날 오전에 행진은 최고조에 달한다. 9일 동안, 매일 밤 가슴을 치며 철로 만든 채찍으로 자신의 등과 어깨, 머리를 치면서 통곡하다가 마지막 날 10일째 되는 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 계속 동네 골목을 돌며 행진한다.

    통곡의 행렬이 자신의 집 앞을 지나가는 때에 맞춰서 특별 기도제목이 있는 사람은 행렬 가운데 살아 있는 양을 끌고 와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 피를 골목에 뿌린다. 그리고는 행렬은 잠시 그 골목 앞에 멈춰 서서 알라에게 그 집안의 기도제목을 응답해 줄 것을 함께 노래로 간구한다. 그 집에서 마련한 간단한 음료로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는 다시 행렬을 계속한다.

    행렬 맨 앞이나 중간쯤에 참가 사람들을 통곡하도록 돕는 소리꾼이 서글픈 소리로 후세인의 죽음을 애통해 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큰북, 작은북, 각종 악기를 갖춘 풍악놀이패 같은 악대가 함께해서 분위기를 사로잡는다.

    이는 모든 시아 무슬림들은 진정한 알라신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무슬림 적의 손에 의해서 순교를 당하기까지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정신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은 현대를 살아가는 시아 무슬림들이 정의로운 지도자였던 후세인의 뒤를 이어 정의를 위해 죽기까지 하나로 단결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슈러가 시작되기 1~2주 전부터 이란의 전국 거리에 어슈러 절기를 장식하는 현수막이 나붙는다. 죽음 직전의 후세인이 남긴 어록이 기록된 크고 작은 깃발이 여기저기서 나부낀다.

    범정부 차원에서 TV를 이용한 어슈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후세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서글프게 우는 남자와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잡아간다. 거리의 택시를 타보면 그들이 틀어놓는 음악이 모두 후세인 애도 노래로 도배를 해놓았다.

    후세인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후세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서 마땅히 모든 사람이 참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후세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는 사람은 알라의 사랑과 은혜를 입는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행진이 끝나고 행렬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한 장소에 모여서 병자들을 초청하여 병을 낫는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주태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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