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투고] 외국인 한국어말하기 대회를 다녀와서- 신재수(김해YMCA 시민사회위원회)

  • 기사입력 : 2010-07-07 00:00:00
  •   
  • 며칠 전 김해YMCA 아시아문화카페 티모르에서 ‘지역주민과 아시아로 만나는 제1회 외국인 한국어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필자는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한국어말하기 대회는 김해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김해YMCA, 김해도서관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진행하는 한글교실에 참여하는 이주민 29명이 참가했다. 우즈베키스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 출신들이 한국에서 특히 김해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삶 속의 이야기와 시어머니, 남편과의 관계 그리고 자녀에 대한 내용을 소재로 삼았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참가한 중국 출신 부쥐헌이라는 여성은 언어구사 능력이 한국여성보다 뛰어나 보이기까지 하였다. 발음은 조금 서툴렀지만 그 스피치에서 묻어 나오는 개인의 인생관과 철학에서 외국에서 결혼을 목적으로 이주해온 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가 너무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것이 일차적인 욕구인 것처럼 이분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글교실뿐만 아니고 한국여성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한국어능력시험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이분은 한국에서 이주여성들이 힘들게 사는 모습이 몸으로 느껴진다고 하였고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하였다. 엄마가 웃어야 아이가 웃고, 엄마가 웃어야 아빠가 행복하다고 하며 아이가 외교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말하기도 하였다.

    이날은 참가자뿐만 아니라 친구, 시어머니, 남편들이 많이 참석하여 더욱 분위기를 살렸다. 필자는 이번 행사가 의미 있는 행사라고 느꼈으며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국가간 문화적 갈등이 심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사실 한국사회가 다문화·다민족사회로 진입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국민의식은 한 민족·한 핏줄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고 여전히 인종과 피부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하고 한국문화를 전달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인이 아시아문화와 다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 제공과 정책적 배려 또한 늘어나야 할 것이다.

    한국어말하기 대회 내내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참가자가 발표하는 동안 보이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관심이었다. 무슨 얘기를 하나 유심히 듣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고 저 멀리 외국에서 시집온 며느리와 부인에 대한 애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29명 중 최우수상을 받은 여성은 중국에서 시집온 여성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처음으로 김해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모두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김해는 부산경남에서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다문화가정 또한 경남에서 가장 많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들에게 따뜻하게 대할 때 또한 이분들이 고향을 방문할 때 원더풀 김해로 자랑하게 될 것이다. 특별히 김해시는 외국인 문제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신재수(김해YMCA 시민사회위원회)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