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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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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남해안 뱃길의 향수- 차용준(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삼천포항 통해 도회지 가던 1960~70년대는 해상교통 전성시대

  • 기사입력 : 2010-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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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은 누구에게나 여행을 하고픈 마음을 가지게 하는 계절인 것 같다. 주말에 삼천포를 찾아 항구 근처 작은 공원에 걸터앉아 갯내음을 맡으니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신선함이 있었다. 45년이 지난 출향 때와 비교해 보더라도 변화의 속도가 참으로 느린 곳이다.

    초등학교 시절인 60년대 초에는 육상 교통이 매우 열악하여 삼천포를 통해 서울, 부산 등 도회지로 나가는 편리한 교통수단은 해상교통이 우선했다. 즉 196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남해안 해상교통의 전성시대를 맞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시절 기억으로는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며 여객선이 항구에서 뱃머리가 보일 무렵이면 어김없이 뱃고동소리를 우렁차게 울리고 입항을 했다.

    한 사람이 외지로 나가는 데 온 식구가 전송을 하러 나갔고, 여객선이 입항하는 시간이 시계를 대신할 정도의 시절이었다. 동심의 시절에 언젠가는 나도 저 배를 타고 서울로 가려는 꿈을 꾸게 해 주기도 했다.

    지금도 생각난다. 그 시절 주름잡던 금성호, 갑성호, 목선인 금양호, 경복호, 천신호, 명성호 등등. 특히 방학 중에 서울에서 내려올 적에는 날씨가 좋으면 부산으로 가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금성호를 타고 고향으로 가곤 했다.

    부산 남항을 벗어나 갈매기의 배웅을 받으며 몰운대를 지나면 낙동강에서 내려오는 흙탕물에 바닷물 색깔이 흐렸고, 하얀 가덕도 등대가 목적지까지의 도착시간을 가늠케 해주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출발부터 연세 드신 분들은 삼삼오오 상갑판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마른 오징어를 안주삼아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광경과 낙조를 보면서 회포를 푸는 장소였다.

    거제 성포항에 도착하면 김밥장수 아줌마들이 김밥, 나박김치와 고추장으로 양념한 쭈구미가 들어 있는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갑판으로 올라와 팔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충무김밥의 원조가 된 이 시절의 김밥은 통영항에 입항하면 저녁때에 맞춰 손님들에게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통영항을 출발해 삼천포에 도착하며, 오전에 출발한 배는 남해 노량을 거쳐 여수까지 이어지는 남해안의 황금노선이었다. 70년대 들어 쾌속선인 엔젤호가 운항되고, 육상의 도로가 계속해서 건설되어 자동차가 교통의 주역으로 등장함으로써 여객선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지금은 인근 다도해를 관광하기 위해 다양한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으나, 50대 이후 중장년 세대의 옛날 향수를 대신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또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

    현재 항구에 정박해 있는 중대형 크루즈 유람선이 운항할 수 있는 곳이 지자체의 관할구역 내로 한정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는 이용객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며, 관광인프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로 생각된다.

    따라서 각 노선을 운항하는 유람선들이 코드세어(code share)하여 부산에서 목포까지 장기간 일정에서부터 당일코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선을 개발하여 여행과 먹거리 문화, 역사 체험여행 등을 패키지로 묶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도록 지자체 간의 상호협의를 통해 행정적인 규제를 풀어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제3차 경상남도 종합계획의 관광부문에도 자연·생태 관광, 역사·문화를 활용한 관광 및 지역간 특화·연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인근 지자체들도 이러한 기본 방향에 고유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상호 윈윈(win-win) 한다면 일본의 3대 절경으로 알려진 마쓰시마 크루즈 관광보다도 훌륭한 자연경관과 역사를 가진 남해안의 관광인프라는 충분히 내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차용준(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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