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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비전을 가진 의지 100% 인간형- 임재도(소설가)

  • 기사입력 : 2010-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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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에서 있었던 꽃봉오리 같은 두 젊은 장병의 죽음에, 지금도 온 국민이 애통해하고, 분노하며, 탄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이어 입대할 많은 친구들이 입시라는 관문의 문턱에 서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마냥 슬퍼하거나 분노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차분히 되돌아보고 성찰해 봐야 한다. 특히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 또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래의 꿈, 비전이라는 새로운 길을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입시생 친구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하고 싶은데, 그것은‘비전(vision)을 가진 의지 100% 인간형’이 되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비전이란 ‘미래상(未來像)’, ‘이상상(理想像)’, 또는 ‘꿈’이라고 불리는, 직업이나 또는 다른 성취 수단을 통하여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인생에서의 가장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이다.

    먼저, 비전은 보다 근원적인 관점에서 구체화되고 실체화된 목적이다. 간혹 비전을 직업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직업이란 비전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비전이란 단순히 직업을 얻는다는 그 이상의, 보다 원대하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구체화된 실체적 목적이다.

    다음으로, 비전은 각자의 내면의식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와 그것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능력, 심지어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이러한 가치를 지닌 비전을 이루지 못하면 나의 생은 의미가 없다고 할 만큼 내면에서 절박하게 우러나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전은 그것을 설정한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공익에 봉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한 개인적 이익을 위한 목적에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지도 않으며 공감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직업이 아닌 삶의 목표로서의 진정한 비전의 성립요건이다.

    이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우리 젊은 친구들은 대학이나 직업을 선택하기 이전에 먼저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춘 자신만의 고유한 비전을 세우자. 아직 이런 비전을 세우지 못했다고 하여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반드시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간절히 염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 우리 친구들의 가슴에, 영혼에 자신이 가장 원하는 비전이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비전을 자각한 순간, 100% 의지로써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 어떤 수단도 필요 없고, 요령을 부려서는 더욱 안 된다. 100% 의지가 아닌, 단 1%의 다른 방법이나 수단에 의존하고자 할 때에도 비전은 사라져버린다. 이것이 비전의 속성이다. 때로는 실패와 좌절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오직 100%의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면 비전은 비전 그 자체가 가진 에너지 -비전이라는 언어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잠재되어 있다- 로 각자의 비전을 반드시 이루도록 해 줄 것이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이 ‘비전을 가진 의지 100% 인간형’이다.

    인류사에 위대한 자취를 남긴 위인들은 직업을 선택하기 이전에 이러한 비전을 먼저 세우고, 그 비전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능력과 생명과 심지어 영혼까지 바친 사람들이다. 영혼을 바쳐 비전을 추구하는 사람은 한때의 성공에 우쭐하거나, 한때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참된 성공과 행복을 성취한다. 이제 우리 젊은 친구들은 연평도의 슬픔과 분노를 잠시 묻어두고, 원대한 비전을 가슴 가득 품고 각자 자신이 설정한 비전의 길로 힘차게 달려나가자. 그리하여 온 국민이 보다 더 큰 국가적 비전으로 뭉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때, 어느 누구도 이 나라를 넘보지 못할 것이고, 연평도에서와 같이 다시는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앞서간 우리들의 친구, 두 젊은 장병의 명복을 비는 일이다.

    임재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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