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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아침에 걸려온 황당한 전화- 윤상근(창신대학 경찰행정학과 외래교수)

  • 기사입력 : 2011-05-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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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 9시36분에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남자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아이의 이름을 2번이나 부르면서 그 집이 맞느냐기에 맞다고 했다. 그 남자는 느닷없이 딸을 자기네들이 데리고 있으니 목소리를 들어보라면서 딸아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전화 받아”라고 고함을 쳤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빠 저 좀 살려 주세요” 하면서 울고 있었는데 딸아이의 목소리와 너무 흡사했다. 청천하늘에 날벼락처럼 소름이 끼치는 상황이었다. 그 같은 전화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도 그 심정을 모를 것이다.

    나는 바로 휴대폰으로 딸에게 전화를 했다. 딸은 오후에 강의가 있어 기숙사에서 과제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딸하고 전화를 하는 것을 들었는지 그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한동안 아무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집 전화번호와 딸아이 이름까지 정확하게 이야기할 정도이니 이러한 정보는 어디에서 흘러 나갔을까? 또한 이름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그에 당하지 않을 부모는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자식들을 빌미로 남의 돈을 탐하는 일명 보이스피싱을 언론이나 매스컴에서나 들었지 막상 내가 당해 보고 나니 어처구니가 없다라기보다는 너무나 황당했다.

    학교를 마치고 온 중학교 3학년인 셋째에게 위의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 요즘 보이스피싱이 많이 일어나는가 봐요”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친구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 빨리 돈을 보내지 않으면 수술을 못한다”라기에 그 부모가 학교로 찾아왔더라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멀쩡하게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점들을 노린다고 말을 했다. 만약 애들이 전화가 걸려 오면 모르는 전화번호라 한두 번은 받아 주다가 귀찮으니까 그다음은 아예 전화를 꺼버린다고 했다. 그들은 그 사이에 이러한 행동들을 한다. 걸려들지 아니면 그뿐이고, 걸려들면 돈을 챙긴다. 나는 모든 부모님들께 말하고 싶다. 첫째로 이 같은 전화가 오면 당황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둘째로 초·중·고등학생일 경우에는 반드시 학교로 연락을 취해야 할 것이며, 셋째로 대학생들은 강의시간에 휴대폰을 꺼놓을 경우를 대비해 친한 친구 1~2명 정도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윤상근(창신대학 경찰행정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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