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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창원의 도시 상징물 건립- 이광수(소설가)

  • 기사입력 : 2011-06-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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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을 대표하는 도시 상징물 건립에 관한 시 차원의 용역이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창마진 3개 시가 통합된 지 1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통합창원시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명분 하에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도시 건축 관련 교수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들을 보면 한결같이 도시 상징물 건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창원의 태생적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 소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선출직 자치단체장에게 도시 상징물 건립 같은 전시성 사업은 재직 중 치적 쌓기 측면에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창원시의 상징물 건립 문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역대 시장들이 검토해온 시정현안이다. 모 시장 재직 시 창원시청 앞 광장 지상에 파리의 에펠탑 같은 철구조물을 세우고, 지하에 거대 쇼핑몰과 시민 휴식광장, 그리고 차량 수천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당시 대부분의 시민들과 공무원, 도시 건축전문가, 심지어 창원을 방문하는 외국인조차 창원광장은 잔디광장 그대로 두는 것이 오히려 창원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고 하는 바람에 구상에만 그치고 말았다.

    창원광장은 로터리 면적만 3만5000㎡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제일 규모가 큰 로터리이다. 창원시의 인구가 크게 늘어 도심 교통정체가 심화되면서 창원광장 로터리가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여론이 많아, 역대 시장들이 창원광장의 개발문제를 도시 상징물과 연계하여 검토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잔디광장으로 존치되어 온 것은 창원광장이 창원시의 명물(상징물)로 굳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자타가 공인하듯이 창원시는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한국 최대의 기계공업공단이 자리한 한국 근대화의 상징적인 도시이다. 창원의 도시브랜드가 뭔가. 앞서 언급한 것이 창원 하면 떠오르는 도시 이미지이다.

    한 도시의 상징성은 그 도시의 태생적 근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뭔가 거창한 구조물을 세운다고 창원의 도시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1980년 4월 1일 시 개청 이후 3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창원시민은 물론 타 지역민의 의식 속에 뿌리내린 창원이라는 도시이미지는 쾌적한 주거환경, 잘 구축된 도시인프라, 일자리가 보장된 곳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창원을 대표하는 상징적 요소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도로율과 공원확보율, 사통팔달 탁 트인 격자형 도시가로망, 한국의 몇 안 되는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간, 도심을 뒤덮고 있는 수백만 그루의 수목들, 철 따라 변화를 거듭하는 도심 가로변의 녹지공간 등은 한국의 어느 도시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도시가치이다.

    이처럼 창원이 지닌 도시브랜드와 랜드마크는 수없이 존재하고 있다. 지금 새삼스럽게 특정 구조물을 세운다고 해 창원의 도시이미지가 새롭게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창원의 도시 상징물 건립은 통합시 출범에 따라 설치 위치 또한 지역갈등을 야기시킬 소지가 다분히 크다.

    이처럼 제반 요인들을 검토해 볼 때 기존의 도시브랜드와 랜드마크를 업그레이드시켜 잘 살려 나가는 것이 통합창원시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확고히 다져 나가는 합리적인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광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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