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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0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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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시사 풍자 코미디가 뜨고 있다- 이소영((사)김해여성회 회장)

개콘·나꼼수 등 불안한 현실과 정치세태 풍자에 대중 열광

  • 기사입력 : 2011-11-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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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 “내 집 장만하는 거 어렵지 않아요. 아무것도 안하고 숨만 쉬고 살았을 때는 89세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어요.”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 중에서.

    “누가 봐도 좋은 땅이 하나가 있어요. 그린벨트 내에 집을 짓기도 어려운데 고급 한정식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이 얼마 전에 팔립니다. 지난 5월 우리 가카의 아드님에게./ 얼마짜리예요?/ 50억가량 됩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신 우리 가카가./ 근데 가카 아드님입니다./ 아드님은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으신가?” <나는 꼼수다> 중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시사풍자 개그가 살아나고 있다. 직설화법과 비꼬는 듯한 내용은 이전의 풍자개그보다 독하고 형식도 TV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팟캐스트와 같은 대안 미디어까지 확산되고 있다.

    요즘 떠오르는 시사풍자 프로그램에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사마귀유치원’과 ‘비상대책위원회’, 시사토크인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가 그것이다. 이들의 인기는 신드롬이라 할 만큼 대중 사이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고 <개콘>의 경우 시청하지 않으면 학생들 간에 대화가 어렵다고 할 정도로 <개콘> 방송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고 <나꼼수>의 경우 팟캐스트 프로그램 다운로드 순위에서 정치부문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에 힘을 얻어 새로 편성되는 개그 프로그램의 대부분도 시사풍자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개콘>이 개그를 표방한 정통방식의 풍자라면 <나꼼수>는 개그 성격을 띠고 있는 시사 토크쇼에 가깝다.

    형식은 다르지만 두 프로의 공통점은 불안한 현실과 정치세태를 노골적으로 표현해 대중을 열광케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대신해 카타르시스를 유발한다는 것에 있다.

    시사풍자의 내용은 대부분 현 세태의 반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정권에 반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편향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나꼼수>의 경우 그 정도는 더욱 노골적이다.

    혹자는 이러한 시사풍자의 편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직설화법에 불편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혼자만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하고 소재를 공유하며 토론하기도 한다.

    우리 문화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의 정보 장악력에 의해 민주주의의 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소통과 비판에 자유롭지 못한 탓에 현재의 시사풍자의 방식이 익숙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지만 방송을 듣고 판단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이며 통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평하지만 교육에서부터 소통을 위한 민주주의를 경험할 수 없게 차단하지 않았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10·26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도 적극적인 젊은층의 투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청년들의 자발적인 시사풍자 프로그램의 선택이 약간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사회는 인간의 다양한 표현 방식에 의해 서로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전의 역사가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해 권력으로 사회를 통제했다면 현재의 사회는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선진국이라 칭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시사풍자도 하나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한 영역으로 인식된다면 사회로 인한 갈등과 분열이 최소화되고 바람직한 미래가 형성되지 않을까?

    이소영((사)김해여성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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