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6일 (목)
전체메뉴

산정(山井) 마을- 공영해(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2-09-13 01:00:00
  •   


  • 9월 산정 아람 벌자

    물빛도 단풍입니다



    어디서 소 울음소리

    산초 향을 피우는데



    폐교엔



    녹슨









    명아주로

    길 자라고



    - 공영해 시집 <천주산, 내 사랑>에서


    ☞ ‘구월아’ 하고 부르면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하늘이다. 흰 구름을 배경으로 만국기가 펄럭이고 운동장을 달리던 아이들, 마른 기억의 골목길에 가을이 익어간다.

    바람 부는 산정에 아람 벌린 밤나무 알밤이 툭툭 떨어진다. 성숙한 가을 여인의 상기된 볼터치 향내가 진하다. 산빛도 ‘물빛도 단풍’으로 물든 사위는 적막하다. 뛰놀던 아이들 웃음소리 다 어디로 가고, 여물 먹던 누렁이 소는 잘 있는지. 산초향 자욱한 시골 마을에 덥수룩 자란 풀이 무성하다. 시간의 두께가 낀 녹슨 종소리가 강물 같은 출렁거림으로 다가온다. 산정은 한 폭의 수채화로 물들어 가는데…. 김진희(시조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