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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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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상(父子像)- 정완영(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2-09-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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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와 계시다가 말없이 돌아가시는

    아버님 모시 두루막 빛바랜 흰 자락이

    웬일로 제 가슴 속에 눈물로만 스밉니까



    어스름 짙어오는 아버님 여일(餘日) 위에

    꽃으로 비춰드릴 제 마음 없사오매

    생각은 무지개 되어 고향 길을 덮습니다.



    손 내밀면 잡혀질 듯한 어릴제 시절이온데

    할아버님 닮아가는 아버님의 모습 뒤에

    저 또한 그 날 그 때의 아버님을 닮습니다.

    <정완영 시조전집>에서



    ☞ 걸음걸이며 웃는 모습이 아버지 닮은 아들, 붕어빵이다. 아버지는 큰 산처럼, 늘 곁에서 말없이 지켜보리라 생각했다.

    ‘할아버님 닮아가는 아버님의 모습 뒤에’ 자신도 닮아가는,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한 길 ‘고향 길’로 이어지고 있다.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날 때 있다. 성긴 모시바람 휙 가슴을 뚫고 지나갈 때. ‘아버지!’ 하고 부르고 싶다.

    이 시는 중학교 국어 시간에 즐겨 외우던 시, 이제 교과서에서 사라진 시조다.

    추석이다. 설레는 귀향길, 하늘은 높고 쓸쓸하여, 사무치는 그리움에 불러본다. 아버지! 아버지! 김진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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