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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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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파워우먼 시대- 조광일(창원시 마산합포구청장)

스스로 만든 유리천장에 갇혀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 기사입력 : 2013-03-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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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기 저서 <내 삶의 열정을 채워주는 성공학 사전>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서커스단에서는 고양이를 훈련시킬 때, 허튼 곳으로 뛰지 못하도록 제일 먼저 유리천장을 만든다. 달아나려고 점프를 할 때마다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고양이는 ‘너무 높이 뛰었더니 머리가 아프잖아, 앞으로는 낮게 뛰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렇게 훈련되면 천장이 없어져도 고양이들이 달아날 염려가 없다고 한다.” 이른바 ‘유리천장효과’이다.

    ‘유리천장(glass ceiling)현상’이란, 불평등한 제도나 인식상의 고정관념 등으로 인해 여성과 소수민족 같은, 사회 내 비주류 세력들의 고위직 진출이 차단된 상태를 비유하는 뜻이다. 어떤 이들은 계급, 계층 간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차별적 대우와 편견 전반으로 그 의미를 확대하기도 한다. 사회적 지위향상의 길에서 분명 눈으로는 ‘위’가 보이지만, 막상 올라가려 하면 보이지 않는 장벽, 즉 유리천장에 머리를 부딪쳐 올라갈 길이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21세기를 ‘3F의 시대’라고 했다. 3F란, 가상(Fiction), 감성(Feeling), 여성(Female)을 의미한다. 강인한 힘과 통솔력, 권위주의로 대변되는 남성리더십의 시대가 가고 부드러움, 포용력, 배려와 공감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리더십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언제부터인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여성은 사회 모든 영역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성CEO가 증가하고 전문직 종사자도 늘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섬세하고 부정부패에 잘 영합하지 않을 뿐더러 정치적 영향력도 기대할 수 있기에 여성의 CEO 진출이나 정계 진출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히 ‘유리천장을 걷어내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고용주는 2.8% 증가했다. 반면 남성고용주는 1.2% 감소했다. 여성창업은 음식·숙박업이나 도·소매업소 등 규모가 작은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전시·컨벤션·홍보 등 여성들의 장점을 살린 전문업종 창업이 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육아와 가사를 남녀가 분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요리·세탁·부엌일을 아예 남편이 전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저출산 문제이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감소돼 성장엔진이 정체된 것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오로지 실력으로 ‘유리천장’을 부숴버린 한국의 ‘파워우먼’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진정한 힘(power)은 끊임없는 도전과 의지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 발휘된다”며 “남성들의 변화무쌍한 인맥문화에 흔들리지 말고, 지식과 경험을 차곡차곡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세계 성장을 위한 부가자원이 있다면, 그건 ‘여성’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한 말이다. 이 시대 인류사회 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자원은 ‘강력하고 부드럽고 섬세함’이라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아직도 여성이라서 어렵고 할 수 없다며 스스로 자신이 만든 유리천장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남성의 보조역할 정도로만 인식하거나, 남성과 여성이 할 일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여 고정된 성(性)역할에 자신을 맞추어 살아가려고 하는 남성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조광일(창원시 마산합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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