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9일 (일)
전체메뉴

[열린포럼] 저명한 세계 전쟁사학자가 본 이순신- 유명규(글로벌이순신연구회 회장)

미국 유명 군사잡지 기고글서 “한국 전설의 탄생” 최고의 찬사

  • 기사입력 : 2013-03-19 01:00:00
  •   



  • 미국 동부의 명문 코넬대학에 배리 스트라우스(Barry Strauss)라는 저명한 전쟁사학 교수가 있다. 고대 세계사를 뒤흔든 ‘스파르타쿠스 전쟁’, ‘트로이전쟁’, ‘살라미스 해전’ 등의 명저와 수많은 전쟁사 논문을 발표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전쟁사학자로 우뚝 선 그가 우리 이순신을 놓칠 리 없다.

    그는 2005년, 미국의 유명한 계간 군사역사잡지인 MHQ(Military History Quartery) 여름 호에 ‘히데요시의 침략과 한국 전설의 탄생 (Hideyoshi Invasions and the Birth of a Korean Legend)’이란 제목으로 장문의 기고문을 실었는데 바로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대한 내용이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이순신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기고문의 제목에서부터 이순신을 ‘한국 전설의 탄생’이라고까지 치켜세운 그는, 임진왜란 동안 이순신이 보여준 모든 군사적 업적에 대해 수십 년 세계전쟁사를 추적해 온 날카로운 눈으로 분석 평가해 더할 수 없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기고문은 이순신을 조선의 일개 수군장수로서 보는 게 아니라 침략군 일본을 대표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동등한 맞상대로 등치시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일본 최고의 무소불위 권력자 히데요시와 조선 변방의 해안지역 작은 수군부대 지휘관 이순신을 처음부터 같이 소개한 것이다. 임진왜란의 주역은 당시의 임금 선조나 명나라 장수, 조선 육군의 그 어떤 장수도 아니고 이순신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단 두 사람뿐이라는 걸 그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기고문 전편 내내 당시 조선과 일본, 중국의 군대들이 벌인 한반도에서의 전황을 상세히 아우르며 이순신이 해전에서 획득한 연전연승의 의미가 전쟁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설파하고 있다.즉 이순신이야말로 일본과의 전쟁에서 진정한 주역이자 승리자라는 것이다.

    배리 스트라우스가 전쟁사학자로서 취할 수 있는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관한 자료나 기록은 거의 영어로 된 저작물뿐이었을 테니 지극히 한정된 정보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임진왜란에서 이순신의 족적과 전술적 성과를 꿰뚫고 있었다. 그리고 이순신의 위대성에 찬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고문이 실린 MHQ라는 잡지는 전 세계의 전쟁사학자들이나 관련 분야의 군 관계자들, 그리고 세계의 전쟁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는 잡지이다. 배리 스트라우스의 이 기고문을 통해 전 세계의 많은 전쟁사 관련자들이 우리의 이순신을 보다 상세하게 아는 계기가 됐음은 불문가지의 사실일 터이다.

    여기서 필자는 한 가지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다. 수년 전 어느 텔레비전 방송에서 이순신을 재조명한 프로를 보았는데, 배리 스트라우스같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교수가 아닌 영국의 어느 시골 이름 없는 대학의 교수를, 그 멀리까지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내용 또한 이제 웬만한 우리나라 사람들도 익히 아는 1900년대 초 영국의 발라드 제독이 쓴 당시 일본제국 해군에 관한 책에 나오는 극히 부분적인 임진왜란과 이순신에 관한 내용과 조선조 말 고종임금의 고문으로 와 있었던 미국인 헐버트가 쓴 이순신의 이야기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이는 한마디로 방송을 제작한 담당자들의 이순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 아닐까 하는 판단이다.

    근래, 출판계에 이순신 관련 서적들이 수십 종 쏟아져 나왔다는데 그 주된 흐름이 그동안 왜곡 또는 굴절된 이순신의 참모습을 찾는 데 있다 하니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제발 이순신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후손들에게 알리자.

    유명규(글로벌이순신연구회 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