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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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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연장 확대로 주목받는 남해군 장사행정

  • 기사입력 : 2013-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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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군의 선진 장사(葬事)행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남해군은 자연장을 유도하기 위해 남해공설종합묘원인 ‘추모누리’ 내에 지난 2010년 자연장지 추모공원을 조성한 바 있다. 자연장지 면적은 2만4793㎡로 추모누리의 매장묘역 4만6886㎡의 절반이 넘는 규모이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이나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는 것이다. 자연장 제도는 묘지나 봉안시설로 인한 국토 잠식과 환경훼손을 막기 위해 2008년부터 도입된 친환경 장사기법이다. 제주도에서 지난해 자연장지 공원을 조성하는 등 최근 지자체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데 비하면 남해군의 장사행정은 선도적이다.

    남해군이 이번에는 오래된 마을 공동묘지를 공원형 자연장지로 조성하고 있어 또 한 번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은 지난 30일 남해읍 평현마을 공동묘지에서 ‘평현공동묘지 자연장지 조성사업 개토제’를 가졌다. 450여 기의 분묘로 이미 만장된 공동묘지를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공원형 자연장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공원형 자연장지가 되면 1만1280㎡의 자연장지와 2720㎡ 규모의 봉안평장이 새로 생겨 더 많은 장례를 지낼 수 있는 면적이 확보되고 묘역도 친환경적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묘지는 주거의 연장이며 죽은 자와 산 자의 만남을 제공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묏자리를 음택(陰宅)이라 하여 사람 사는 집에 비유했으며 그 위치는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풍수지리적 사상과 함께 정성껏 관리돼 왔다. 유교를 중시하는 조선시대 이후 매장문화가 국민 생활 속에 정착된 상태에서 조상묘를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인식돼 왔다. 그런 면에서 남해군의 마을공동묘지 자연장지 전환은 현재의 장묘문화로 볼 때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정된 국토에서 봉분문화가 계속된다면 토지가 잠식되고 환경훼손도 피할수 없게 된다. 장묘문화와 관련해 남해군이 추진하는 공동묘지 자연장지 사업은 귀감이 될 만하다. 지자체들이 거창한 시책이나 내세우고 앞다퉈 대형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이러한 장사행정을 추진해 내 고장을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가꾸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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