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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김성윤(단국대 교수·정치학 박사)

  • 기사입력 : 2013-09-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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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는 15℃의 수온일 때 가장 기분 좋게 수영한다. 거기에 1℃, 2℃ 조금씩 수온을 높여 가면 20℃가 넘어도 30℃가 넘어도 유유히 유영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40℃, 50℃가 되면 삶아진 채로 죽고 만다. 물론 처음부터 40℃, 45℃의 물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개구리는 놀라서 튀어나오게 되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면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죽어버리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좌파 단체가 냄비 속의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환경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칼릴 지브란에 의하면 낙관주의자는 장미에서 가시가 아니라 꽃을 보고, 비관주의자는 꽃은 망각하고 가시만 쳐다본다고 한다. 보아야 될 꽃을 못 본 채 거리 투쟁에 나선 좌파나 시청 앞의 천막 농성을 보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분간할 수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다수의 뜻있는 중산층은 매우 조용히 맡은 바 생업에 전념하고 있다.

    뱀의 성장과 우리 사회를 비교해 보자. 허물을 벗지 않은 뱀은 결국 죽고 만다. 국가나 조직도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낡은 사고의 허물 속에 냄비 속 개구리처럼 안주하다 보면 발전은 고사하고 안쪽부터 삶아지기 시작해 끝내 죽고 만다. 이런 모순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고의 신진대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영장 실질심사에 적시된 이석기 구속 사유에 명시된 이석기 조직은 진보이기는커녕 좌파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바른 사고를 요구하는 시위보다도 이들을 적발한 국정원의 폐쇄를 외치고 있다.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가란 주권이 미치는 국토 내에서 정당한 물리적 폭력의 독점을 요구하는 공동체’이다. 국가가 통치권이 미치는 영토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유지하고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요 의무이다. 이를 문제 삼는다면 문제 삼는 쪽이 더 비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이석기의 체포 동의안에 적시된 내용을 보면 이석기 조직의 행보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부정하는가 하면 폭력으로 뒤엎을 것을 모의했다. 이것을 밝혀내고 국민에게 알린 조직이 국가정보원이었다. 이런 가장 핵심적인 국가 기관을 폐쇄하자고 주장하는 국민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과연 5000만 국민 중 몇 %나 이에 동조하고 있을까?

    국가를 운영하자면 사전에 테러를 예방하고 국가의 생존과 직결될 정보를 지켜내야 한다. 더욱이 국가는 나와 우리 사회 성원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고 지켜주는 공동체다. 그 공동체를 폭력으로 위해(危害)하려는 집단을 사전에 밝혀내고 통제하는 것이 국가정보원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를 폐쇄하자는 것은 무슨 논리며 누구를 위한 주장인지 묻고 싶다. 선진국일수록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을 국가책무의 중심에 두고 있다. 국정원의 폐쇄를 온갖 구실을 내세워 주장한 우리의 좌파 조직은 가장 모순적이고 비합리적인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었는가 하면 오히려 찬양까지 하고 있다. 이런 이들이 진보인가?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좌파들은 극단적이고 극렬한 시위보다 민족과 나라 발전을 위하여 한발 물러서서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돌아보고 헌신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되지 않을까?

    김성윤 단국대 교수·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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