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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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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新원화강세, 대책이 필요하다- 최해범(도립거창대학 총장)

  • 기사입력 : 2013-11-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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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달러당 1150원을 전후 하던 원화가 7월부터 강세기조로 전환되더니 11월 들어서는 105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정책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원화환율이 일단 달러당 1060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원화절상 추세는 반전될 것 같지 않다. 원화강세의 배경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늘고 있는 데 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전제할 때, 단기적 원화절상 추세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규모와 정부의 환율정책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일단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규모는 둔화될 여지가 있다. 한동안 단기차익을 노리고 한국시장으로 몰려왔던 유럽계 자금들이 11월 이후 다소 주춤거리거나 일부 빠져나가고 있는데서 그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매입 추세도 지속은 되겠지만,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나, 보유채권의 만기도래분을 재투자하지 않고 있음을 주목해야겠다. 주식의 경우 역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유지되고 있지만 11월 들어 그 규모는 현저히 줄어드는 양상이다.

    정책당국의 환율안정 의지도 단기적인 환율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최근 정책당국은 달러당 1050원 선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외환시장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에서 환율에 대한 외환당국의 힘은 어쨌든 무시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은 외환시장 안정에는 부문적으로 기여하겠지만, 자칫 국내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원화절상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경제에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원화절상이 수입물가 안정이라는 긍정적 요소가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볼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 경제가 원화절상으로 인해 수출이나 성장이 큰 타격을 입었던 사례는 뚜렷하지는 않으나, 지금은 세계경제 형편이 우리에게 별로 녹록하지가 않은 만큼 자그마한 충격이 자칫 국가경제에는 큰 복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날 유가하락과 엔고에 힘입어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수출증가세를 지속시켰던 시기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세계수요 증가로 우리 수출이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증가했지만 국내외 수요 확대효과 때문에 원화절상 효과를 상쇄할 수 있었던 것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문제는 이번에는 과거와 많이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화절상과 달리 세계수요가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기가 아직도 침체의 터널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우리나라 경제여건까지 감안할 때 원화절상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다.

    장기적 흑자축소 등 원화강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한 시장개입은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나, 외환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발생할 때 일방적인 원화절상 기대심리를 막는 차원에서 제한적인 시장개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자본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면 자본유입 안정화 방안을 준비해야겠다. IMF 등 국제금융기구나 국제간의 협약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국 금융시장의 안정화 차원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 관리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해외증권투자 등 외화유출 확대하는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수시장에서 대외개방도를 높여 수출과 수입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해 나가는 문제도 원화절상을 조정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최해범(도립거창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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