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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막말-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1-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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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란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막말 하면 떠오르는 직업군이 정치인들이다. 거침없는 입담 때문에 자주 구설수에 오른다. 안철수 의원은 현실정치 8개월 소회에서 한국정치에 대해 “상대방이 막말한다고 자기도 막말하는 문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새정치의 원칙에 막말로 지지자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것을 들기까지 했다.

    ▼막말 바이러스가 정치인에서 법조계로도 퍼졌다. 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일상화 대중화되면서 막말도 일상화되는 것 같다. 한때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대통령 비하 게시물을 올리면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악연’이라고 해 변호인이 막말 재판장을 징계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변호인도 페이스북에 그 재판장을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그냥 두지 않겠다’, ‘대가를 치를 것이다’는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리면서 또 다른 막말 논쟁으로 이어졌다.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는 도끼이다(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也)’. 명심보감 언어편(言語篇)에 나오는 말이다. 말을 참지 않고 함부로 하면 근심과 재앙이 떠날 날이 없고, 드디어는 몸을 망치고 만다. 그래서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이 나오는 문이고, 몸을 망치는 도끼라고 말한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 밖으로 나타난 것이며, 아울러 그 사람의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서 말은 ‘마음의 지표요, 거울’이라고 한다.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황금 천 냥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에게서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黃金千兩 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 성현이나 위인들의 인생체험에서 우러나온 귀중한 말을 듣고 배워, 마음을 닦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성현의 좋은 말 한마디를 들어 깨닫는 것이 천금의 재산보다 낫다고 한 것이다. 막말은 또 다른 막말을 낳고, 나중에는 나에게 돌아온다. 묵언수행은 산중스님만 하는 게 아니다. 막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루라도 이를 권하고 싶다.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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