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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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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의 ‘경남버스노선 잠식’ 두고볼 일 아니다

  • 기사입력 : 2014-01-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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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가대교 경유 부산-거제 간 시내버스 운행 노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경남도와 부산시, 거제시는 최근 일부 정차지를 변경하는 시내버스 노선 결정에 잠정합의, 국토교통부 동의와 함께 시행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는 부산시가 경남도에 협의를 요청한 지 3년 만에 나온 결과다. 최근 부산은행의 경남은행 인수와 관련, 지역 이익만을 위한 끝없는 세력 확장이란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이를 두고 부산의 거제 상권 잠식은 물론 경남지역 버스업계가 반발하면서 갈등이 시작되는 조짐이다. 자칫 지역정서를 무시한 지역자본 싹쓸이 전초전으로 비쳐질까 심히 걱정된다.

    이번 부산~거제 간 시내버스 신설노선 확정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역상권의 잠식이다. 부산으로 거제지역의 자본과 자원이 빨려들 ‘부산 빨대효과’가 가속화될 여지가 높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부산의 경우 인근 도시에서의 인구유입 등의 효과를 거둔 반면 거제는 부산으로의 경제 쏠림현상을 겪고 있다. 경남지역 버스업체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부산지역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라 시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제의 경우 요금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현재 부산에서 고현과 장승포 등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하루 110회나 운행되고 있어 큰 불편이 없는 상황이다. 서로의 노선을 잠식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어 보인다.

    부산의 경남지역 버스노선 잠식은 이미 곳곳에서 시작됐다. 김해의 경우 기존 김해업체를 부산업체가 인수해 노선변경 없이 운행 중이며 진해의 경우 경계지점인 용원까지 운행하고 있다. 이런 식의 경남자본 잠식은 앞으로 끊임없는 반목과 갈등, 불신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역감정의 너울을 벗어야 하는 시대에 지역 간 불신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지금이라도 경남도와 부산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서둘러 상생·협력 차원서 가닥을 잡아 둘 것은 잡아야 하겠다. 이러다가 지역 간에 서로 약점을 들춰내면서 싸우는 ‘분탕질’로 연결되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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