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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大寒에 소통을 생각한다- 허충호 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01-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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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0년대 사회교과서는 우리나라 겨울 기후의 특징을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적고 있다. 중국 만주 등지의 찬 기온이 한반도로 내려와 3일 정도는 춥고, 다음 4일 정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말이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겨울에서 이 말이 사라진 듯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꽤 맞다. 추웠다 포근했다를 반복하니 그나마 견디기 낫다.

    ▼흔히들 겨울추위 순서를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대한(大寒)으로 세운다. 오늘이 대한이니 가장 추워야 하지만 한반도 남녘에 사는 경남사람들이 느끼는 추위는 기실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중부나 동부에서는 대설주의보까지 내렸다니 같은 한반도내에서도 지역별 기상편차는 참 크다는 느낌이다. 최근 들어 이런 편차는 지구촌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록적인 기상이변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게 그런 유다.

    ▼롤랜드 에머리히가 감독한 ‘투모로우’(원제 The Day After Tomorrow, 20세기폭스, 2004년)는 급격한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차가워지고 이로 인해 해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지구가 빙하기로 돌입한다는 설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근 북미를 강타한 체감온도 영하 70도 정도의 이상 한파는 영화의 내용이 픽션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부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지구촌의 생명체들로서는 결코 경계를 늦출 일이 아니다. 이상기후에 대해 기상학자들이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은 역시 지구온난화다. 온난화의 재앙은 남반구와 북반구의 해수온도차와 상층기류의 불안정한 순환구조가 시작점이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 간, 계층과 계층 간 의견차가 커질 때 갈등과 마찰은 시작된다. 지구온난화로 지구온도의 균형이 깨질 때 기상변고가 시작되는 것처럼 인간사회도 이해의 균형이 깨질 때 변란은 촉발된다. 제때 순환하지 않는 기류가 폭염과 혹한을 몰고 오듯 제때 소통하지 못하는 사회구조는 극단적 갈등구조를 표출한다. 지구 대기 순환 구조나, 지구 위에 사는 생명체의 사회구조나 돌아가는 이치는 따지고 보면 거기서 거기다.

    허충호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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