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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금배지- 김호철 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2-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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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게 5.85g. 지름 1.6㎝ 원. 무궁화 모양. 가운데 국(國) 자 문양. 무궁화 꽃모양은 금색, 글자는 흰색.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의 모습이다. 가격은 1만9000원에서 2만5000원 사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금도금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금배지를 왼쪽 옷깃에 다는 순간 200여 가지 특권이 부여된다. 지난 2012년 5월 총 300명의 금배지가 만들어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회의원 세비(연봉)는 1억3000여만 원. 보좌진 전체 연봉 3억9000여만 원. 의원회관 운영비·차량 유지비 등 지원금 5000여만 원, 사무실 45평 지원, 65세 이상 전직 의원 매달 120만 원 연금 지급 등 재정적으로 수십억 원의 혜택이 지원된다. 여기에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을 비롯한 공항 귀빈 대우 등 권한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어렵다. 국회의원에 이렇게 많은 권한과 혜택을 부여한 이유가 무엇일까. 돈과 힘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을 대변하라는 것이다. 진정한 국민의 대표자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장치이다.

    ▼이달 초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제안했다. 또 민주당 의원 126명이 이를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당장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느냐 유지하느냐부터 특권 내려놓기는 삐걱거리고 있다. 특권 내려놓기는 이미 재작년부터 언급됐다. 당시 박근혜·문재인 대선 후보가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 후 여야는 국민의 요구인 19대 국회의원 세비를 줄이지 않는 등 대부분 특권 내려놓기 약속은 흐지부지 없는 일이 됐다.

    ▼국회의원의 특권, 개인적으로 더 많이 주고 싶다. 특권을 양심껏 특권답게 누린다면 말이다. 특권을 받고도 돈과 힘을 추종하는,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 특권을 더 줄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 국민이 부여한 특권은 더 이상 권한이 아니라 특혜가 되기 때문이다. 6g도 안 되는 금배지에는 해야 할,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천만금의 책임이 새겨져 있다.

    김호철 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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