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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은퇴-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2-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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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가 은퇴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날 때까지 많은 국민이 숨죽이며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비록 러시아의 소트니코바에 밀려 올림픽 2연패는 실패했지만 누구도 그녀를 탓하지 않는다.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생소한 스포츠를 온 국민이 알게 했고, 즐기게 해줬다. 스파이럴이니 스텝 시퀀스니 3-3점프니 생소했던 단어들을 익숙하게 했고, 롱엣지 판정이 어떻다느니 왜 레벨3밖에 주지 않았느냐, GOE가 어떻다는 등 많은 국민이 피겨 국제심판급의 평가력을 갖추게 한 것도 그녀였다.

    ▼김연아뿐 아니다. 올림픽 6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규혁도 은퇴했다. 4년마다 열리니 무려 24년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 경기를 치른 대단한 선수였다. 최근 소식을 들어보니 박지성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국가대표팀 은퇴가 확정됐다. 국가대표로 김연아와 이규혁, 박지성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그동안 그들이 우리에게 준 기쁨과 즐거움만으로도 그들의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격려하고 박수를 보낼 일이다.

    ▼은퇴(隱退)를 뜻 그대로 풀이하면 숨을 은(隱) 자에 물러날 퇴(退). 손을 떼고 한가히 지낸다는 뜻이다. 영어의 은퇴(retirement)는 조금 의미가 다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만 해도 은퇴라는 단어는 사라지다, 퇴각하다 등 의미로 쓰였지만, 전쟁이 끝난 후 의미가 추가됐다. 1차 대전이 종료되고 전쟁 영웅이었던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일자리가 부족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경영학의 개념을 가져와 은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대 상황 때문에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의미로 은퇴라는 개념이 정립됐다.

    ▼National Pension Service. 무슨 뜻일까? 국립 펜션 서비스? 아니다. 국민연금공단의 영어 표기다. 펜션(pension)은 연금을 뜻하는 프랑스어 팡시옹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유럽의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숙소에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부부가 늘어나면서 그들이 머물던 숙소에까지 펜션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펜션의 어원은 은퇴해서 비롯된 것이다. 국가대표가 아니라도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은퇴할 것이다. 모두가 연금으로 편안히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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