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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95주년 3·1절을 앞두고- 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4-02-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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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義)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삼일절 노래의 일부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온 겨레가 하나 되어 외친 그날의 함성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폭력 무저항적인 평화운동을 전개했기에 3·1독립운동은 숭고하면서도 위대할 수밖에 없다.

    제95주년 3·1절이 다가오고 있다. 비폭력 무저항운동으로 외친 그날 우리 민족의 함성이 오늘날 우리 국민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지를 알 때, 비로소 우리 선조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최근 아베 일본 총리가 우경화 행보 속에 과거사에 대한 망언으로 피해 당사자인 우리 국민에게 다시 한 번 심각한 상처를 주고 있다. 특히 일본 내부에는 ‘한국과 중국의 야스쿠니 비판은 부당한 외압’이라는 비뚤어진 견해와, 한국과 중국의 비판적인 목소리에는 ‘아시아 멸시’라는 일본의 정서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가지 않던 고이즈미가 총리가 되자마자 신사참배를 강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며, 문제는 일본의 우경화가 일본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는 1995년에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공식 사과한 바 있다. 국회 의원회관 강연회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는 일제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발언과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아베 총리의 비뚤어진 과거사 인식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일본 정부는 이웃을 총칼로 위협해 생명과 재산을 강탈하고 인권을 유린한 과거의 흔적을 감추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상처가 수치스럽다고 해서 부정과 왜곡을 일삼는 것은 허용될 수도 없거니와 자칫 이러한 시도는 2차적인 피해를 낳게 될 것이다. 요즘 일본 서점가엔 혐중증한(嫌中憎韓: 중국 혐오, 한국 증오) 바람이 거세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이런 바람이 일본을 어디로 데려갈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지적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자세를 되새기면서 심각하게 성찰해야 마땅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월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미국에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지고 동해-일본해 병기가 확산되는 것도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반(反)역사 행보의 산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이번 순방에서 한·일 양국의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미국은 일본 총리의 비틀린 과거사에 대해서 고언(苦言)을 하는 것이 진정한 맹방이요 친구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동아시아의 평화와 인권은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과거 청산 없이는 결코 달성될 수 없는 것임을 미국은 알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한·일 간에는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으며, 한·일 정상회담과 두 나라 간의 냉기류 종식은 일본과 아베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과거 청산이 실마리를 푸는 단초다. 3·1절 95주년을 앞두고 아베 일본 총리의 언행에 우리 국민이 주목하는 이유다.

    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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