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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시티즌 오블리주- 이병문 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4-03-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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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지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책무를 일컫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 함께 시민의 자발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 바람이 경남에서 일고 있다. 본지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본부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공동으로 추진한 ‘1004인의 기적’이 바로 그것이다. 10개월의 짧은 캠페인에 도민 1014명이 정기 후원자로 나섰다.

    ▼시티즌 오블리주 캠페인의 진원지가 된 경남발(發) 기적은 아직 미약하다.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이나 독일 합스부르크 가문 등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낮춰볼 것도 아니다. 10명의 멘토 중 창원대 이찬규 총장이 후원한 김보영(가명·19) 양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과 아이오와주 그린넬 대학에 동시에 합격했고, 창원에 사는 사랑(17·가명) 양은 박선희 명창의 도움으로 국악인의 꿈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술관을 오래전 방문한 적이 있다. 짧은 시간을 이용해 눈이나 호강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르트르가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언제나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말한 오후 3시와 같이, 제대로 둘러보기엔 시간이 짧고 남은 시간에 비해선 입장료가 너무 비쌌다. 가이드가 “이럴 경우, 가능한 것이 바로 기부”라고 귀띔했다. 1달러를 나눔으로써 많은 것을 배웠다.

    ▼본지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해 ‘1004인의 기적’에 이어 3월부터 ‘1%의 기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달러 기부와 같이 월급의 1%, 회사 수익의 1% 등 ‘1%’의 작은 정성을 모아 종국에는 ‘도민의 1%가 참여’하는 시티즌 오블리주를 달성함으로써 돈이 없어 꿈을 잃는 어린이가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념을 갖고 힘든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 비록 메디치 가문이나 합스부르크 가문에는 이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속에 자신의 메디치가(家)를 세우는 일이 아닐까 싶어 권한다.

    이병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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