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6일 (일)
전체메뉴

[사설] ‘도지사 선거판 朴心 마케팅’, 민심부터 살펴야

  • 기사입력 : 2014-03-10 11:00:00
  •   


  • 경남 도지사 선거판에도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뜻하는 ‘박심(朴心) 마케팅’이 등장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지사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윗선과 교감이 이뤄졌고 분명한 메시지를 받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남의 친박 국회의원들이 저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도 했다.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6일 노인 복지 공약을 발표한 뒤 나온 발언이다. 이날 폭탄성 발언의 배경은 두고 봐야하겠지만, 서울 인천 부산 등지에서 박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터라 작심하고 한 것으로 여겨진다. 당의 경선을 한 달 앞두고 있어 이런저런 말들이 나올 만하다.

    우선 박 전시장은 ‘윗선’과 ‘교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자출(自出)이 아닌 차출(差出)됐다는 뉘앙스를 암시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데다 경남이 전통적 여당 강세지역인 만큼 ‘박심 마케팅’의 유혹을 느꼈을 것이다. 또 도내 친박 의원들의 지지를 들먹인 것은 도지사 후보경선이 대의원 20%, 당원 30%와 국민 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로 치러지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다. 1차 관문인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친박 의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고, 이른바 친이(이명박 전 대통령)계로 분류되는 홍 지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선거 때마다 윗선을 운운하며 당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일들은 항상 있었다. 물론 이런 행태는 후보자들의 자가발전 측면도 있어 나무랄 수만은 없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이날 발언은 자칫 ‘낙점(落點)’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는 선거중립을 누누이 강조한 박 대통령의 의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상향식 공천을 약속한 새누리당에도 누가 된다. 특히 거대 야당의 출현을 앞두고 단합해도 모자랄 판에 친이, 친박으로 편을 가르는 인상을 주는 것은 여당의 모습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도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후보라면 지금은 민심을 살피고 챙기는 것이 순서다. 유권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