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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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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갈등, 시장선거, 그리고 주민의 기대감- 정재욱(창원대 교수)

  • 기사입력 : 2014-03-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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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의 흐름이라는 시간적 공간상에서 바라보면, 한때 ‘역사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사회에서 회자됐던 창원, 마산, 진해가 대통합을 이룬 지도 벌써 만 4년이 다 돼 가고 있다. 오랜 역사적 전통과 높은 지역적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던 3개 지역 간의 통합이었기에, 지역 통합에 따른 높은 기대감과 함께 갈등이라는 이름의 각종 파열음을 걱정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다.

    지역통합에 따른 갈등 해소는 말처럼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은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의 장이 열리게 되면 어느 진영이나 이기고자 하는 논리가 부각되기에, 누구나 정해진 법규 내에서는 가장 쉽게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이와 관련해 역대 대선 및 총선 등을 통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의 하나가 지역 갈등에 기댄 득표 전략, 즉 지역 갈등에 편승하는 선거 양태였다.

    지금 창원지역사회 역시 ‘6·4지방선거’라는 선거판을 앞두고서 소지역 단위의 자극적인 대결 구도가 전개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6·4지방선거’가 그와 같은 입장에서 진행될 경우, 지역통합에 따른 기왕의 지역갈등의 위에 선거마저 같은 연장선상에서 덧칠되어질 때, 향후 이 지역에서의 지역갈등은 참으로 중대한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눈을 돌려 6·4지방선거의 장에 나선 시장 후보자군은 ‘왜 마창진은 지역통합’을 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기대했던 바’는 무엇이었던지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무수한 논란과 충분히 예상됐던 지역갈등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로한 채 지역사회가 지역통합을 통해 기대했던 바는 진정 무엇이었겠는가? 정치가나 호사가들은 주민의 뜻을 대변한답시고 화려한 언사나 미사여구로써 이를 표현했지만, 주민의 기대감은 너무도 간명하고 현실적이었다. 당시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지역통합에 따른 주민의 기대감은 크게 지역경제 향상(27.8%), 복지수준 향상(16.3%), 자녀교육 및 문화환경 개선(13.8%)으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지역경제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노나라 시대에 공자는 국가의 기본 역할에 대한 제자 자로의 질문에 대하여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란 주제를 제시했다. 정치가의 입장에서는 이들 간에도 우선 순위를 고려하겠지만, 일반 민초의 입장에서는 단연코 자신의 주머니 사정이 좀 나아질 수 있는 족식, 즉 경제 사정에 큰 관심을 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역통합에 따른 갈등 해소 방안의 모색과 관련해 논의되고 시도되지 않았던 것으로 무엇이 남아 있을지에 대해 의문도 든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언설은 어쩌면 갈등해소 방안의 모색에 적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창원시장 후보자 대부분이 지역갈등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것 같다. 각 진영에서는 하늘 아래 특별한 무슨 새로운 방책을 모색하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간명하게 지역경제(기반)를 배가시키는 방안, 그리하여 주민 소득(살림살이)이 늘어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큰 박수를 받을 것이다.

    주위에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예전에 마산시는 ‘한국 7대 도시였다’는 자부심과 긍지이다. 이와 같은 언사의 이면에도 지역경제력이 상당 수준 자리했다고 보는바, 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통합에 지역갈등 역시 ‘통합 창원시의 한국 5대 도시 성장 전략’을 통해 상당 수준 해결할 수 없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지역주민들은 후보자들의 창조적 비전과 창원지역의 혁신적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정재욱 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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