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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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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삼포(三抛)세대와 부모- 이현근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6-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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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224개국 가운데 219위로 최하위권이고,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서는 꼴찌로 조사됐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각종 교육비 등으로 육아 부담이 커지면서 출산을 꺼리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다산(多産)이 노동력의 수와도 비례해 부(富)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경제적인 여유가 많아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는 능력의 척도로 비치면서 또 다른 부의 상징이 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미국 중앙정보국 (CIA)에 따르면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5명이었다. 아프리카 국가인 니제르가 6.89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쟁을 겪은 아프가니스탄(5.43명)과 이라크(3.41명)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은 인도나 중국은 물론 북한(1.98명)보다도 출산율이 낮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도 한국은 8.26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이 전 세계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물가와 집값도 부담되지만, 자녀 1명을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보내려면 최소 2억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자신들의 노후자금과 자식을 맞바꾸지 않으면 살기가 곤궁해져서 그만큼 아이 낳는 것을 꺼리게 된다. 그래서 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하는 세대를 일컬어 소위 ‘삼포세대’라는 자조 섞인 말이 생겼다.

    ▼인간이나 생물들은 종족보존본능이 있어 자식을 낳으려는 욕심이 강하다. 하지만 ‘삼포세대’들은 팍팍한 현실에서 자신이 살기 위한 생존본능 때문에 미래의 종족보존본능을 버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 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삶의 선택을 하는 삼포세대들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부모가 됨으로써 느끼는 또 다른 삶의 풍요를 삼포세대들이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이현근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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