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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침몰하는 교육에 참교육의 복원력을 주자- 류성기(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6-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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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은 큰 힘을 발휘하지는 않는 것 같이 보이지만 국가의 문화적, 문명적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점진학교’, ‘대성학교’를 설립해 일본침략기 시대에 힘을 키우고자 했고, 남강 이승훈 선생은 신식교육을 위한 ‘강명의숙’ 및 중등교육기관으로 민족운동의 요람인 ‘오산학교’를 열어 조만식 등의 많은 인재를 배출해 국가 독립의 길을 열었다.

    소련이 최초의 우주선인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을 때, 우주선을 쏘아 올리지 못한 미국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기초교육에서부터 우주계획 정책까지 점검했다.

    그리고 교육제도를 비롯한 각종 제도를 개혁해 결국에는 소련보다 우주 개발에 앞서 가게 됐다. 그리고 현재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에서 가장 높은 성취기준을 보여주고 있는,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도 1960년대 말부터 40년 동안에 걸쳐 ‘종합학교개혁’을 했다.

    그리하여 학생 개개인의 성장 중시, 남을 이기는 경쟁의 교육보다는 함께 학습하는 법을 익히는 협동교육,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되는 교육으로 변하게 됐다. 이러한 핀란드 교육을 보면서 도종환 시인은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라는 시에서 ‘…/ 우리나라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침내 그는 울었다’라고 표현했다.

    이제 우리나라 교육에서 복원해야 할 커다란 문제들을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보자.

    첫째,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다니다 해외에 나가 학교를 다녀본 학생은 다시 한국에 들어와 학교에 다니려 하기보다는 말 설고 얼굴 선 외국 학교에 그대로 다니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교육에 무엇이 잘못되어 이런 것일까?

    둘째, 교사들은 학습지도 준비 및 지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충실한 교육이 이뤄진다. 그런데 공문 쓰기, 행사 준비 등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심지어 수업시간에까지도 공문을 쓰는 교사가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셋째, 우리나라 도시 대부분의 교실에는 한 반에 30명 안팎의 학생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보조교사가 있는 반은 없다. 이래서는 개개인 중시의 개별화 학습이 충실히 이뤄질 수 없다. 교육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가시행정적인 것에는 많은 투자를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에는 투자하기를 아까워한다. 왜 그런 근시안적 행정을 하는 것일까?

    넷째,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급증했는데, 청소년 자살 원인 중의 하나가 경쟁적 공부 스트레스와 관계가 깊다. 왜 우리나라 교육은 공부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게 만들까? 핀란드에서는 1~9학년까지 시험을 보아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목적의 시험을 본다. 그래서 등수를 매기지 않는다. 그래도 PISA 평가에서 1위인데, 우리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왜 이 학교와 저 학교, 이 반과 저 반, 이 학생과 저 학생을 경쟁시키게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학부모들은 내 자녀가 몇 등을 하는가에 큰 관심을 쏟는 것일까? 경쟁보다는 협동을, 우등생보다는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은 안 될까?

    이러한 문제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이제 교사, 행정가, 학부모, 모든 국민들은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깊이 논의해 보아야 할 때이다. 겉으로 드러난 교사들의 문제만을 지적할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교육정책 문제를 진단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짜서 실현시켜 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교육이 참교육으로, 학교가 즐거운 학교로, 국가가 행복한 선진국으로 복원될 것이다. 새 시대 새 교육감들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류성기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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