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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초선에게-첫경험의 흥분과 두려움 -김진현(사회2부)

  • 기사입력 : 2014-07-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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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경험.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이다.

    1990년 1월 24일을 잊지 못한다. 교열부 기자로 있다 별 준비도 없이 체육부로 발령받은 다음 날이다. 16년이 넘도록 체육부 기자를 하며 각종 국제대회와 빅이벤트의 취재 기억이 많다. 특히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의 국립 가니가오타 경기장에서 열린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울트라닛폰의 엄청난 응원 속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도쿄대첩’이란 말을 만들어낸 경기의 현장 취재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취재 쿼터를 받아 ‘경남신문 기자’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현장을 누볐고 6월 4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 느꼈던 폴란드전의 벅찬 감동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그래도 24년 전 1월의 그날만큼 소름 끼치도록 뚜렷한 기억으로 뇌리에 박혀 있지는 않다. 명함도 준비 안 돼 교열부 명함을 들고 나선 첫 취재. 장소는 당시 진해시의 국가대표 제2선수촌. 그곳에서 동계 훈련 중이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취재했다. 현재 프로축구 성남의 감독인 호랑이 박종환 감독과 인터뷰를 했다. 사전 약속도 없이 당돌하게 찾아온 초짜 취재기자를 바라보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못마땅한 표정과 슬슬 웃으면서 지방기자의 인터뷰에 응해준 박 감독, 자신도 경남 태생이라며 음료수를 건네주던 수비의 대명사 주장 정용환. 그리고 몇 시간에 걸쳐 130자 원고지 10여 장을 써 놓고 100번은 더 읽으며 밤을 꼬박 새웠던 외근기자의 설레던 첫경험은 주홍글씨처럼 가슴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지난 화요일 많은 새내기들이 두려움 속에 일선으로 들어갔다.

    도내에서는 초선 교육감과 9명의 초선 자치단체장, 55명 중 34명(62%)인 초선 도의원, 그리고 260명 중 126명(49%)인 초선 시군의원들이 처음으로 처절한 민생 현장에 발을 넣었다.

    초선들에게 이번 임기의 시작은, 박종환 감독의 무서운 눈을 보던 20여 년 전 초짜 기자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마음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첫경험, 그 설렘의 길로 들어서는 초선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시민이, 군민이 힘을 실어 줬으니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의 박수, 굳은살을 벗겨 새살을 돋게 하듯 앞선 사람들이 해놓은 좋은 것은 이어받고 나쁜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용기와 지혜를 가지라는 응원의 박수를. 과감하되 과욕과 아집은 피하라는 훈수도 해본다. 진취적이지만 겸손한 자치단체장과 도·시·군의원. 이러한 마음가짐이 지역민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첩경일 것이다. 4년 후 또 선거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김진현 사회2부 거제·통영·고성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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