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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대형 참사와 경제- 이명용 경제부장 대우

  • 기사입력 : 2014-07-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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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참사는 슬픔과 함께 분노를 동반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집단적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된다. ‘공포·무기력·분노→불안→불신’으로 이어지는 심리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이로 인한 무기력감은 개개인의 일상을 무너뜨린다. 대형 참사는 정신적 후유증 못지않게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애도 분위기로 인해 사람들이 꼭 필요한 소비도 하지 않으면서 내수침체를 동반하게 된다.

    ▼대형 참사로 인한 소비 위축은 역사적으로도 잘 드러난다. 지난 1995년 6월 서울 한복판의 삼풍백화점이 붕괴했을 때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1.2%로 직전 분기보다 낮았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가 완전히 무너지는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인 2001년 3분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일본도 지난 2011년 동북부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연간 성장률을 -0.8%로 뒷걸음질치게 했다고 한다.

    ▼문제는 내수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국민들의 건전한 소비에 의존하는 소상공업계와 여행·숙박업계 등 내수기반 산업 전반이 뿌리째 흔들리면서 회복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후 구조를 기원하고 애도하던 국민들이 불요불급한 소비를 전면 중단하고 내핍으로 돌아선 후 이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세월호 문제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본적인 애도의 마음은 필요하지만 여기에 함몰돼 우리 경제가 회복불능 상태로 빠질 경우 산 사람도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당시 미국이 공포와 슬픔에 잠겨 내수가 곤두박질할 때 국민에게 ‘일상으로 복귀’를 선언하며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독려했다. 그의 빠른 결단으로 미국은 경제침체를 최소화했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상적인 소비 진작이 필요하다. 이명용 경제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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